​n번방 ‘와치맨’ 사죄한다면서도 "나는 링크만 걸었다" 발뺌

2020-04-07 09:00

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방인 'n번방'으로 갈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 '와치맨'이 법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은 링크만 걸었을 뿐이라며 발을 빼려는 모습이었다. 

지난 6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박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텔레그램 닉네임 '와치맨' 전모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많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로 가족이나 지인이 고통받는 것은 못 참을 것 같다.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모든 죗값을 받겠다”고 전했다.

전씨는 “사회적 물의가 되는 단체대화방 링크를 게시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해당 대화방에서 안 좋은 것(성착취물)을 만든 것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금품 등 어떠한 이득도 받은 바 없다. 얼마든 조사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전씨 측은 고담방에 다른 단체 대화방의 링크를 게시한 행위는 ‘음란물을 배포 또는 공연히 전시한다’는 법률 위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전씨에 대한 모든 변론을 마치고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었다. 이후 n번방 사건이 세간에 알려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달 24일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는 9일로 구속 시한이 만료되는 전씨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도주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다음 재판은 내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텔레그램으로 대화방인 고담방을 개설, 음란물을 공유하는 다른 대화방 4개의 링크를 게시하는 수법으로 1만건이 넘는 음란물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에는 아동·청소년의 신체 부위가 노출된 나체 사진과 동영상 100여개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