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부자’ 갈림길은 '41세'…부동산 자산 비중 줄었다

2020-04-02 13:16

[사진=하나금융연구소]


국내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평균 시드머니(종잣돈) 확보 시기는 ‘41세’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업소득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뒤, 사업 또는 부동산 투자로 돈을 불렸다. 이렇게 축적한 자산은 노후 준비에 상당 부분을 활용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일 발간한 '2020년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자들은 평균 41세에 시드머니를 확보했다. 수단은 사업소득이 3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속·증여(25.4%), 근로소득(18.7%), 부동산 투자(18.2%) 순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던 사람보다 자수성가로 부자 반열에 오른 사람이 더 많은 셈이다.

이후 추가 부를 축적한 수단도 사업소득(31.5%)이 가장 높았고, 부동산 투자(25.3%)가 뒤를 이었다. 근로소득은 사업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은 자산은 노후준비(50%)에 가장 많이 썼다. 상속(25%), 증여(18%)가 뒤를 이었고, 기부는 3%에 그쳤다. 다만, 고액 자산가일수록 노후준비보다 상속이나 증여 비중을 높게 두는 성향을 보였다. 부자들이 자녀에게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로 조사됐다. 이때 증여를 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다.
 

[사진=하나금융연구소]


은퇴 후 가장 선호하는 거주지는 현재 사는 곳(62.7%)으로 조사됐다. 현재 사는 곳과 가까운 곳(17.9%)을 포함하면 80.6%까지 불어난다. 현재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외국이나 외곽 지역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50.9%로 직전년도보다 2.2%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부동산과 관련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 여파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보유 부동산 현황은 상업용부동산이 48%로 가장 높았다. 이후 거주목적주택, 투자목적주택, 토지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젊은 부자는 투자목적주택, 고연령 부자는 상업용부동산 비중이 각각 높았다. 자산규모별로는 100억원 이상 거액자산가일수록 상업용부동산 비중이 두드러지는 성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성학 연구위원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를 축적한 후 노후준비를 위해 상업용부동산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수년간 지수연계상품(ELS, ELT, ELF)을 선호했으나 지난해 대규모 손실사태가 터지며 선호도가 다소 떨어졌다. 대체상품으로 외화자산, 공모형 부동산펀드, 리츠, 대체투자펀드 등을 찾았다. 그럼에도 지수연계상품을 금융상품 투자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상품 1순위(52.1%)로 꼽았다.

하나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를 비춰봤을 때, 지수연계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PB(프라이빗뱅커)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진=하나금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