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개학 연기에 태블릿 PC·복합기 판매 불티

2020-03-30 15:16
홈스쿨링 유용하고 휴대 간편한 태블릿 PC, 다양한 학습 보조 기구로 활용 가능한 복합기 큰 인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유치원생 자녀를 두고 있는 이모씨(42)는 최근 프린터 복합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지난주부터 유치원 수업과 학원 수업 등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수업용 자료 출력으로 프린터기가 급하게 필요해 주문했다"며 구매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초·중·고등학교 개학 추가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통가에서 홈스쿨링 상품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자녀 학습 공백을 우려하는 학부모 수요층이 홈스쿨링 상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덕이다.

특히 이들 상품 중 홈스쿨링에 유용하면서 휴대가 간편한 태블릿 PC와 학습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복합기가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최근 한 달간 온라인 종합 쇼핑몰 롯데닷컴에서는 컴퓨터 주변기기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가 가장 많았던 상품은 프린터 복합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신장했다. 복합기는 인쇄물 출력, 복사, 스캔 등에 다용도로 활용돼 가정에서 찾는 수요가 많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이 많아지자 주문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롯데닷컴 측 설명이다. 제품별로 '캐논 G3915 무한잉크 복합기'와 '앱손 무한칼라 잉크젯 프린터 복합기 L3156'가 각각 복합기 판매 1·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매출이 많은 품목은 키보드와 마우스류로, 최근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80%까지 늘었다. '로지텍 무선 키보드 MX KEYS', '로지텍 무선 마우스 MX MASTER3'가 각각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모니터도 판매가 전년 대비 52%나 늘었다. 롯데닷컴에서는 '벤큐 GW2780 아이케어 무결점 27형 모니터'가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홈플러스에서도 태블릿 PC가 인기를 끌었다. '아이뮤즈 태블릿 PC'는 출시된 지 보름 만에 준비된 물량의 50% 이상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개학 연기, 홈스쿨링 등으로 지속적으로 태블릿 PC, 노트북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29일 태블릿 P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홈스쿨링에 활용되는 전통적 전자제품인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은 각각 –4.8%, -11.3%로 역신장세를 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태블릿 PC의 경우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효과가 더해지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 밖으로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만큼, 당분간 홈스쿨링 관련 상품 특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기회를 빌려 휴대가 간편하고, 유행에 민감한 태블릿 PC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