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때 20달러선 붕괴...18년 만에 최저

2020-03-30 10:03
WTI·브렌트유, 2002년 이후 최저 수준...5주째 내림세
합의 기미 없어...4월, 하루 25만 배럴 초과 공급 전망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선을 뚫으며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9일 오후 6시 35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7시 35분)경 5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한때 19.92로 6% 넘게 떨어지면서 20달러 선이 붕괴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는 WTI가 20달러 아래에서 거래된 건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같은날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분 브렌트유 선물도 한때 6%대로 하락하며 배럴당 23.03달러를 기록해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29일 오후 8시 50분 현재 5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을 3.95%(0.85달러) 내린 20.66달러에,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3.18%(0.89달러) 하락한 27.06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까지 겹쳐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3월 중순 각 매체를 통해 1~2주 안에 국제유가가 10달러대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4분의1가량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사우디와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5주째 국제유가가 내림세로 내달리며 시장은 4월 중 원유 초과 공급량이 하루 25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양국은 여전히 합의에 나설 기미가 없다.

사우디 측은 "감산이나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감산 합의에 참여한 산유국 모임) 회원국 확대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파벨 소로킨 러시아 에너지차관은 "배럴당 25달러 유가가 불만족스럽기는 해도 러시아에 재앙이 될 만한 수준까지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 인도분 WTI 선물 거래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