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막자" 자사주 매입 나선 국내외 IT업계

2020-03-24 15:11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23조원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비전펀드 투자 기업들 성장 불투명,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컴투스·엠게임·조이시티도 자사주 매입 물결 동참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한 불경기로 주가가 하락한 국내외 IT기업들이 방어를 위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주가가 떨어지자 2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주가 안정화를 이유로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조엔(약 2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소프트뱅크는 자산을 매각해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이란 기업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주가가 시장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보거나, 지배 주주의 경영권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소프트뱅크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이 같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5400엔(약 6만2000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2일 2687엔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주도로 조성된 1000억 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우버와 위워크 같은 공유경제 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이 소프트뱅크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비전펀드가 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브랜드리스의 파산도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국내 IT·게임업계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락 방어에 나서고 있다. 컴투스는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컴투스는 지난달 초 주가가 10만원을 상회했으나, 코로나19 여파 이후 7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컴투스는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괴리가 발생했다고 판단,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엠게임도 같은 이유로 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엔드림도 자회사 조이시티가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블레스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주식 1만주를 사들였다. 롯데정보통신 또한 마용득 대표를 포함한 임원들이 월급의 10%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2018년에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자사주를 매입한 사례가 있다"며 "게임사들은 주가 하락에 대응하거나 부양하는 효과를 노리고 자사주를 매입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