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개 지역구 후보자 전수조사…전체 5% 해당 후보자만 문 대통령 사진 사용
2018년 지방선거랑 확연히 달라져…신율 "文 선거 유리하지 않을 수 있어"
4·15 총선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은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어떤 것을 사용할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 선거운동이 줄고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주력하는 후보자가 늘고 있는데,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후보의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24일 아주경제가 민주당 후보로 지역구에 출마하는 253명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전수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친문 마케팅'은 대폭 줄고,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나 선거공보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 사진으로 전국이 덮였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사진 왼쪽위부터 배재정(부산 사상), 이성만(인천 부평갑), 민형배(광주 광산을), 김태선(울산 동구), 윤영찬(경기 성남중원), 박상혁(경기 김포을), 이장섭(충북 충주서원),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민주당 후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사진=민주당 총선 후보자 카카오톡 프로필 캡쳐]
민주당 후보 가운데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모두 13명이다. 전체의 5.1%에 불과하다. 배재정(부산 사상), 이성만(인천 부평갑), 민형배(광주 광산을), 김태선(울산 동구), 윤영찬(경기 성남중원), 박상혁(김포을), 이장섭(충북 청주서원), 이상직(전북 전주을), 김성주(전북 전주병), 이원택(전북 김제·부안),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오중기(경북 포항북구), 장세호(경북 고령·성주·칠곡) 후보 등이다. 이 가운데 민형배·김태선·윤영찬·박상혁·이원택·신정훈·오중기 후보 등 7명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다. 김성주 전 의원의 경우 문 대통령 사진과 함께 전북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진을 함께 사용했다.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문 대통령의 인기가 한껏 치솟았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민심을 접할 수 밖에 없으니, 후보자들 입장에선 민심이 현 정권에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며 "자신들이 체감했을 때 문 대통령을 내세워서 치르는 선거가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모른다"고 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김경욱(충북 충주), 원경환(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설훈(경기 부천을), 윤관석(인천 남동을) 민주당 후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사진=민주당 총선 후보자 카카오톡 프로필 캡쳐]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또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찍은 사진을 사용하는 후보도 있다. 충북 충주에 출마하는 김경욱 후보는 이낙연 위원장과의 사진을,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에 출마하는 원경환 후보는 이광재 전 지사와의 사진을 걸어뒀다. 동교동계인 설훈(경기 부천을) 후보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에 함께 찍은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윤관석(인천 남동을) 후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찍은 사진을 쓰는데 부동산이나 교통 문제 등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여당 후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김수흥(전북 익산갑) 민주당 후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사진=민주당 총선 후보자 카카오톡 프로필 캡쳐]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사용하는 경우도 다수 있는데, 18명의 후보자가 지역구 주민과 인사하는 등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자신의 얼굴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도 특징적인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김수흥(전북 익산갑)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활동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쓰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후보자 홀로 나온 프로필 사진인데, 50.5%에 해당하는 128명의 후보가 별다른 메시지가 없이 홀로 찍힌 프로필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본인의 사진과 함께 공약이나, 기호 등 메시지가 들어간 선거공보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16.2%에 해당하는 41명의 후보가 이러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김영배(서울 강북갑),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박용진(서울 강북을),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민주당 후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사진=민주당 총선 후보자 카카오톡 프로필 캡쳐]
자신의 얼굴의 특징을 살린 캐리커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김영배(서울 성북갑), 박용진(강북을), 김영주(영등포갑),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후보 등 10명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다. 남인순(서울 송파병), 박찬대(인천 연수갑), 김영진(경기 수원병), 김경협(경기 부천갑), 강훈식(충남 아산을) 후보 등 현역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쓰기도 한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대표적인데 아무 사진도 걸어두지 않은 채 상태 메시지엔 '카톡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내지 마세요^^'라고 적어뒀다. 서울 성북을에 출마하는 기동민 의원의 경우 아들과 찍은 사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 의원 아들은 '훈남'으로 유명하다.
사진 왼쪽 위부터 강병원(서울 은평을), 박정(경기 파주을), 강준현(세종 세종을), 강훈식(충남 아산을), 권칠승(경기 화성병), 김경협(경기 부천갑), 김비오(부산 중·영도), 김한규(서울 강남병), 김현정(경기 평택을), 문상모(경남 거제), 박범계(대전 서을), 박성현(부산 동래) 민주당 후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사진=민주당 총선 후보자 카카오톡 프로필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