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주미 중국대사 '음모론' 반대…中외교부 '미군 전파설'과 '선 긋기'

2020-03-23 15:33
"코로나19 바이러스 근원을 밝히는 건 과학자의 몫, 외교관이 추측할 문제 아냐"
블룸버그 "中외교부 대변인 공개 질책한 셈"

추이톈카이(崔天凯) 주미 중국 대사가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미군 코로나19 우한 전파설' 주장에 대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일 미국 현지 HBO채널과 악시오스와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서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세간에 음모론으로 떠돌던 미국의 코로나19 전파설을 처음 공론화하며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 12일 트위터에 구체적 근거 없이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추이 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근원이 어디인지는 밝혀야 하지만, 이것은 과학자가 할일이지 외교관이나 기자들이 추측할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은 추측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않고 매우 해롭다"고 꼬집었다.

그는 앞서 9일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서도 (미국이) 생화학 무기설 의혹을 퍼뜨리는 건 '미친 소리'라고 반박한 바 있는 데, 지금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음모론에 반대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추이 대사는 앵커가 자오리젠 대변인의 음모론 제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아마도 그건 자오 대변인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중국 국가 원수와 정부를 대표하지, 개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블룸버그는 추이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음모설'을 제기한 자오리젠 대변인을 공개적으로 날카롭게 질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추이 대사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임명한 주미 중국 대사로 차관급이다.  외교부 부사장(부국장급)인 자오리젠보다 직급이 두 단계 더 높다.

앞서 자오 대변인의 미군 코로나19 전파설 발언 직후 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미·중간 충돌도 고조됐다. 미국 국무부는 즉각 추이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8일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부르며 "그것은 중국에서 왔다. 여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지난 17일엔 미·중 외교수장인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화통화 직후 공개적으로 상대를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