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간제 공무원 초과근무 수당 '1시간 의무공제' 부당”

2020-03-23 09:10

초과 근무한 시간제 공무원에게 다른 공무원들처럼 1시간을 공제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는 국립대 소속 공무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들은 2016년부터 하루 4시간씩 5일, 1주 총 20시간을 근무하는 시간 선택제 채용 공무원으로 임용됐고 수 개월에 걸쳐 수시로 시간 외 근무를 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초과 근무한 시간에서 일률적으로 1시간을 공제하고 남은 시간에 대한 수당만 지급했다.

이 규정은 시간 외 근무 앞뒤로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시간이 존재하고, 시간 외 근무 시 석식 혹은 휴게 시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도입됐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에 대해서만 수당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은 원래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근무하고, 그 후 초과 근무를 할 경우 별도 석식·휴게 시간이 없이 연속해 근무했다”며 “일반직 공무원들의 업무 형태를 전제로 한 이 규정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러한 원고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규정은 2012년 처음 신설됐고, 그 후에 도입된 시간제 공무원 제도의 시행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1시간을 공제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오후 6시 이후 시간 외 근무를 하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한다는 것”이라며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까지 기본 근무를 한 원고들이 시간 외 근무시 별도 식사나 휴게 등 시간을 가질만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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