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에…중국 부동산 주식, 채권 일제히 '폭락'
2020-03-22 15:48
중국 대형 부동산기업 완커, 헝다 등 주식 폭락
채권 수익률 '사상 최고치'…디폴트 리스크 확대
채권 수익률 '사상 최고치'…디폴트 리스크 확대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에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직격탄을 입었다. 중국 부동산 업계 리스크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중국 부동산 주식, 채권을 일제히 내다팔면서다.
중국 부동산업계 매출 1위인 완커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2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홍콩,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완커 주식은 지난 3월 11일부터 약 열흘에 걸쳐 각각 16, 15% 이상 폭락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또 다른 대형 부동산업체 헝다그룹 주식은 같은 기간 무려 27.3% 낙폭을 기록했다.
위량 완커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2~3월 완커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10억 위안(약 9조원)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1월 중순 코로나19 발발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신규 매출은 거의 '제로'였다며 "생존이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세 속 중국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전멸'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중국 17개 주요도시에선 신규주택 거래가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부동산 업계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고금리로 발행했던 달러 채권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커졌다.
최근 중국 부동산 규제 강화로 국내 자금 조달이 막힌 부동산업체들은 해외에서 달러 채권을 대거 발행해왔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리스크가 큰 중국 부동산 채권을 내다팔며 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UBS에 따르면 실제로 'BB' 등급 채권 수익률은 평균 177bp(bp=0.01%) 오른 8.1%까지 올랐다. B등급 채권 수익률은 397bp 올라 13%선에 달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UBS는 향후 3~6개월간 이들 채권 수익률이 8~1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중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채권 중 수익률이 15% 이상인 채권이 모두 86개로, 이중 63개가 부동산업체가 발행한 것이었다. 지난 18일 헝다그룹이 발행한 달러 채권 수익률은 약 20%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지난 수주간 1년물 채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뮤추얼펀드는 자금 회수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폭락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매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재 달러 채권시장 유동성도 가뭄 상태라 채권 매입 수요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기피하고 시장 유동성까지 경색되며 그동안 달러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온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중국 부동산업계 디폴트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중국 중금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3월에만 중국 본토 부동산업체들이 발행한 채권 42억 달러어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2020년 한해 전체의 13.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매출 1000억 위안 규모의 중국 100대 대형 부동산기업이 디폴트에 빠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중국 신화롄부동산은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한 10억 위안어치 채무 상환에 실패하며 결국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로써 신화롄부동산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총 58억6000만 위안어치에 달하는 7개 채권도 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국제는 신화롄부동산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에서 'C' 등급으로 7계단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