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7개 도시 주택판매 '0'" 중국 부동산 거래 '전멸'

2020-03-17 14:40
中도시 25~35% 주택거래 '제로'…집값 상승폭도 둔화
코로나19 직격탄에 100대 중견부동산 기업 '디폴트'

코로나19 확산세 속 중국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전멸'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중국 17개 주요도시에선 신규주택 거래가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을 정도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부동산업체들 도산 위기도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70개 주요도시 중 후베이성 우한 등 19곳에서 2월 한달 신규주택 거래가 '제로(0)'였다. 24곳에선 기존주택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중국 전체 도시 25~35%에서 2월 한달 주택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거래가 끊겼으니 주택 판매량도 줄었다. 1~2월 중국 주택 판매면적과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2%, 32.7%씩 급감했다. 건설업체들의 부동산 개발 투자액도 16.3% 감소한 1조115억 위안(약 180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 증가폭을 보였는데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집값 상승폭도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2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 동비 5.8% 올랐다. 전달 상승폭인 6.3%에서 0.5%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달 대비로는 0.02% 상승에 그쳤다. 2015년 4월 이후 월간 상승폭으로는 최저치다.

샤단 중국 교통은행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집값 상승폭이 4년래 가장 느린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특히 중소도시의 경우 정책적 지원이 없으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월간 신규주택 가격 상승률(전년 동기대비,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중국 당국이 사상 초유의 ‘봉쇄령’을 내린 게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주민들의 바깥 출입이 제약을 받으며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것. 일부 도시에선 사람 간 접촉을 막기 위해 분양사무소 영업을 중단시키고 주택 판매 금지령을 내리는가 하면, 부동산 공사를 전면 중단한 곳도 있었다. 중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중국 전역의 분양사무소 50%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갑작스레 발발한 코로나19 사태가 부동산 시장에 뚜렷한 충격을 가져왔다"며 "각 지방정부에서 적절한 시기에 정책조치를 내놓아 부동산 시장의 지속가능하고 안정적 발전을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왕샤오창 중국 주거자오 부동산데이터연구중심 애널리스트도 "코로나19 사태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시장이 차츰 활력을 띨 것"이라며 "그동안 미뤄졌던 주택 구매 수요도 풀리면서 지표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 경기 둔화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이미 위축돼 있었던 만큼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주택시장 거래 절벽 속 부동산업체들은 이미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장다웨이 중위안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3월 대다수 부동산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동산기업의 최대 골칫거리는 자금, 특히 부채 문제"라며 "주택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 심각한 자금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업계가 운영비용 감축을 위해 감봉, 감원 등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매출 1000억 위안 규모의 100대 부동산기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중국 신화롄부동산은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한 10억 위안어치 채무 상환에 실패하며 결국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로써 신화롄부동산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총 58억6000만 위안어치에 달하는 7개 채권도 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국제는 신화롄부동산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에서 'C' 등급으로 7계단 하향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지난달 중국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전멸' 상태에 빠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