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중국 부동산시장 강타 "베이징 하루 주택거래량 4채 미만"

2020-02-11 20:07
36개 주요도시 신규주택 판매량 전년 동비 90%↓

중국 경기 둔화에 부동산 규제 고삐로 가뜩이나 침체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완전히 얼어붙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지난 한 주 주택이 하루 평균 4채도 안 팔렸을 정도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초상증권이 중국 36개 주요도시 신규주택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 도시의 기존주택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91% 줄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대부분 도시에 ‘봉쇄령’을 내려 인구 이동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의 발길도 뚝 끊겼다.

일부 도시에선 사람 간 접촉을 막기 위해 주택 판매를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경우, 지난 6일부터 아예 신규 주택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중개업소가 고객을 데리고 집을 보러 다니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현재 광둥성은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수만 1200명에 육박,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후베이성 다음으로 신종 코로나 환자가 많이 발생한 곳이다.

허난성 정저우도 내달 16일까지 한 달 넘게 도시 전체 부동산 공사를 일제히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굳이 이같은 제재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이미 대다수 지역의 부동산 거래는 얼어붙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바깥 출입을 자제하면서다. 중국 이쥐 부동산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에선 지난주 주택 판매량이 하루 4채 미만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하루 수 백 채씩 팔렸다.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언제쯤 잡힐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부동산 시장도 예측하기 어렵다. 에릭 장 중국국제금융공사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조기 수습되면 주택 수요는 4월 다시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차이나인덱스의 바이얀쥔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 내 휴업기간이 길어진 만큼 중국인 소득이 줄어 내집 마련 계획이 잠시 미뤄질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당분간 중국 주택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부동산 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3년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상승 주기를 타고 있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수요 부진에 조정장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는 안 그래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부동산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로 몇 개월간 주택 판매가 침체되면 일부 부동산 업체의 현금이 바닥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양쥔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업체의 최대 도전은 단기적인 현금 흐름 압박"이라며 "지금까지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로) 자금난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 부동산 시장을 강타했다. [사진=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