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디폴트] ‘베이징대 주식회사’ 끝내 디폴트…기업회생 절차 밟는다

2020-02-25 08:00
'자산 62조' 팡정그룹, 3400억 채권 상환 실패 '디폴트'
인민은행,교육부, 베이징시정부 등 채권단 주도 최장 9개월 법정관리
3년 연속 적자…자산부채율 83%

중국 명문 베이징대 주식회사로 잘 알려진 베이다팡정그룹(北大方正, 이하 팡정그룹)이 약 3400억원 규모의 본토 위안화 본토 채권 상환에 실패했다. 팡정그룹은 사실상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상하이청산거래소에 따르면 팡정그룹은 지난 21일까지 만기였던 20억 위안(약 3400억원) 채권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이 발생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재무난에 끊임없이 시달려 온 팡정그룹의 디폴트를 시장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해당 채권은 원래 지난해 12월 1일이 상환 만기일이었다. 하지만 팡정그룹이 상환일을 두달 넘게 미루고, 또 미루며 원리금을 상환하려 애썼으나 결국 실패한 것이다.

다만 팡정그룹은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팡정그룹의 채권자인 베이징은행에서 앞서 베이징 제1중급법원에 팡정그룹의 중정(重整, 우리나라 기업회생절차에 해당)을 신청하면서다. 베이징은행은 팡정그룹이 비록 채무를 갚을 능력은 안 되지만 회생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금융관리감독기관, 베이징시 정부, 베이징은행, 교육부 등으로 팡정그룹 채권단이 꾸려졌다. 채권단 주도 하에 팡정그룹은 채무 재조정 등 회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 절차 기한은 최장 9개월이다. 만약 기한 내 팡정그룹 재정, 경영난이 계속 악화돼 회생이 어렵다 판단되면 결국엔 파산을 선언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 팡정그룹[사진=웨이보]


팡정그룹은 중국 명문 베이징대가 1986년에 세운 국유기업이다. 베이징대는 산하 베이다자산운용을 통해 팡정그룹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팡정그룹은 정보통신(IT), 의료제약, 부동산, 금융, 무역 등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산하에 팡정증권, 팡정홀딩스, 팡정과기, 베이다자원, 베이다의약, 중국가오커 등 6개 상장사도 거느리고 있다.

팡정그룹의 지난해 3분기말 총자산은 3600억 위안(약 62조원), 부채 총액은 3000억 위안이다. 자산 대비 부채율은 약 83%로 비교적 높다. 지난 2017년부터 3년째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은 2017년 6억6300만 위안에서 지난해 1~3분기 31억9000만 위안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