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다우 13% 대폭락…연준 나서도 또 '검은 월요일'

2020-03-17 06:40
다우 12.93%↓ S&P500 11.98%↓ 나스닥 12.32%↓
국제유가 10% 안팎의 폭락세...금값도 크게 떨어져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 공포에 12~13%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997.10p(12.93%) 주저앉은 2만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000포인트 가까이 밀린 다우지수는 역사상 세 번째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987년 22.6% 대폭락을 연출한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기록이기도 하다. 

S&P500지수는 324.89p(11.98%) 추락한 2386.13에, 나스닥지수는 970.28p(12.32%) 주저앉은 6904.5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개장 직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15분간 거래가 일시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뉴욕증시에서 장 초반부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3월 들어서만  9일과 12일에 이어 세 번째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파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1%p 낮추고 7000억 달러어치의 양적완화를 개시하는 파격적인 부양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는 시장의 공포를 꺾지는 못했다.

노무라증권의 증권중개업체 인스티넷 대표인 프랭크 카펠러리는 "시장이 전날 연준 조치에도 쉼 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우리는 단순한 경제가 아닌 그보다 더 큰 이슈를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8월까지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침체로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시장의 공포를 키웠다.

미국 예탁은행인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리즈 영 전략가는 "시장이 듣고 싶은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며 "코로나 사태가 7~8월까지 지속하면 2분기와 3분기에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침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도 급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1% 주저앉은 5151.08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도 5.75% 폭락한 3881.46에, 독일 DAX지수는 5.31% 하락한 8742.25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4.86% 미끄러진 284.63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 우려로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 주저앉은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WTI는 결국 배럴당 30달러 선을 내줬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1% 미끄러진 30.36달러를 가리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30.20달러) 추락한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