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ETF 매입 2배 확대 등 추가 금융완화...시장 반응 싸늘(종합)

2020-03-16 15:34
일본증시 닛케이지수 2.46% 하락 마감

일본은행이 16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시장 충격에 대응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2배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하는 자산매입 확대 조치를 내놓았다. 기준금리는 현행 -0.1%로 동결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당초 18~19일로 예정했던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이날 정오로 앞당겨 진행했다. 일본은행이 정례회의를 앞당겨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충격에 맞서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현행 6조엔에서 12조엔으로 2배 늘리고, 부동산 투자신탁(REIT) 매입 규모도 현행 900억엔에서 1800억엔으로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또 대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각각 2조엔어치 추가 매입키로 했다. 현재 각각 2조2000억엔, 3조2000억엔 잔고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1조엔씩 늘리기로 한 것. 

그리고 일본은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민간 금융회사에 제로(0%) 금리로 대출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다만 현행 -0.1%인 기준금리에 대한 추가 인하는 보류하기로 했다. 이미 마이너스라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된 데다 금리를 더 내릴 경우 금융기관 수익이 더 악화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의 이날 조치는 유동성 공급과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에도 금융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일본 증시는 일본은행 발표 후 일시적으로 급등세를 보였으나 시장이 회의 결과를 소화하면서 하락으로 반전했다. 그리고 낙폭을 점차 확대했다. 

일본 증시 간판 닛케이지수는 결국 전일비 2.46%(429.01포인트) 하락한 1만7002.04에 장을 마쳤다. 2016년 11월 9일 이후 최저치다. 장 막판 한때는 지수 낙폭이 3%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일본은행의 조치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파격 부양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기준금리를 1%p 인하와 7000억 달러어치 양적완화라는 긴급 부양책을 내놓았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6개 중앙은행은 달러화 유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75%p 긴급 인하했다. 홍콩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1.50%에서 0.86%로 낮춘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