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과열종목 2주간 공매도 금지… 규제 3개월 간 대폭 강화

2020-03-10 16:58

[사진=아주경제DB]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정부가 시장안정 조치를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3개월간 강화하기로 했다.

10일 금융위원회는 11일부터 6월 9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늘리는 방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늘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행 규정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코스닥 5배)를 넘고 주가 하락률이 10% 이상인 경우에만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했다.

앞으로는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3배(코스닥 2배)를 넘고 주가 하락률이 10% 이상이면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10거래일(2주간) 공매도를 할 수 없다. 거래대금 증가율 2배(코스닥 3배) 이상에 주가 하락률 20% 이상일 경우에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는 기준이 신설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는 비정상적으로 공매도가 급증하고 동시에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에 대해 투자자 주의를 환기하고 주가 하락의 가속화를 방지하기 위해 2017년 3월 도입된 제도다.

최근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공매도 거래 규모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증가해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증폭됐다. 공매도를 아예 금지하거나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공매도종합포털을 보면 코스피가 4% 넘게 폭락한 전날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933억원으로 관련 통계 수치가 있는 2017년 5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18년 3월 8일의 8224억원이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428억원으로 지난해 하루평균 거래대금(3180억원)의 2배가 넘었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도 1863억원으로 지난해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1027억원)보다 81.4%나 많았다.

공매도는 증시 과열 때 지나친 주가 폭등을 막아 '거품'을 방지하고 하락장에서 증시 유동성을 높이는 순기능도 있지만,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막대한 손해를 봐야 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안정 조치로 3개월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거래금지 기간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