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說] ‘5조 빅딜 성사’ 장애물 4가지

2020-03-10 08:00
높은 몸값·수익성 악화·추가 투자 등 부담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옥션과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5조원 매각설’이 도는 가운데 빅딜 성사의 장애물 4가지에 이목이 쏠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흥행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높은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 약 16조원에 0.3 배수를 적용한 5조원이 매각가다. 5조원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땐 거래액을 기준으로 한다. 지난 2018년 11번가가 H&Q·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을 땐 거래액(당시 9조원)의 0.24배 수준인 2조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인정됐다.

지난해 위메프가 투자받을 당시 전년 거래액 5조원을 기준으로 약 0.5배가 적용돼 기업가치가 약 2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쿠팡이 비전펀드에서 투자받은 2018년에는 당시 거래액(약 7조원)의 1.4배인 10조원으로 평가됐다. 자체 물류망을 갖고 있는 쿠팡이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하락하는 수익성도 인수전 흥행을 어렵게 만든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원에서 2018년 486억원으로 약 40% 급감했다. 순매출 기준으로 2015년 약 1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4.9%로 쪼그라들었다. 경쟁체제 심화에 따른 판촉행사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4년 말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유형자산은 차량운반구와 비품으로 구성됐고 총 규모는 595억원이었다. 2018년 유형자산은 약 632억원이고 품목이 비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이커머스 기업이 프리미엄 신선식품 강화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있다. 마켓컬리, SSG닷컴, 쿠팡 등은 직매입을 하거나 물류·배송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판매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을 고수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베이코리아 외에도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 중 매각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도 있다는 점도 꼽힌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의 플랫폼들은 거래액 및 트래픽이 크다는 장점은 있으나 사업 모델은 다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 속해있다”며 “매각이 성사됐을 경우 인수 주체에 따라 시너지를 위한 강력한 사업 모델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취급고 기준 1위, 영업이익 흑자 지속 등 매력적인 회사이지만 인수 가능한 기업의 제약 및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의 구조를 감안하면 흥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