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커머스기업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돌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말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며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한 모양새다.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 감사 및 경영실적 공시 의무가 없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보유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몰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온라인 거래액은 연 16조원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약134조원)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는 국내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다. MBK 등 사모펀드도 인수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매각 관련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매각 추진은 이베이 본사의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베이는 지난해 초부터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스타보드밸류 등은 이베이 지분을 4% 이상 취득한 뒤 자회사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 등을 요구해왔다. 이베이는 헤지펀드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

또 매각을 위한 포석으로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있다. 유한회사는 실적이나 배당 형태 등 재무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없어 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자본이 선호하는 법인형태다. 이베이코리아의 모회사는 영국 이베이로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과거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했다가 매각을 앞두고 다시 주식회사로 변경한 바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법인형태 변경과 관련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유한회사로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본사의 결정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본사에서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상황에서 5조원보다 적은 돈에라도 이베이코리아를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한국에서 철수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6년 1391억원, 2017년 1613억원을 배당하며 자금을 회수했다. 2년간 배당금으로만 3000억원 넘는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갔다. 이베이코리아가 배당을 실시하면 자금은 최대주주인 영국 이베이를 거쳐 미국 이베이로 간다. 2018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