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그 이후] ② '벤티'로 타다 대체... 카카오모빌리티 반사이익 전망

2020-03-09 08:05
타다 유사 서비스 '카카오T 벤티'로 타다 이용자층 확보... 수도권과 800여대로 운행지역·대수 확대 계획

타다 서비스 중단으로 가장 많은 반사이익을 얻을 업체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꼽힌다. 타다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완전 온라인 영업과 11인승 승합차 운송을 시장에 재현한 택시 플랫폼 업체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뿐이기 때문이다. 기존 타다 이용자를 고객으로 끌여들여 단숨에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수백억원을 들여 택시면허를 사들인 카카오모빌리티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 유력시된다.

개정안은 모빌리티 사업자를 △플랫폼운송사업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중개사업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타다와 달리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플랫폼중개사업(카카오T)뿐만 아니라 플랫폼운송사업(카카오T 택시)까지 합법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는 등 법적 불안요소가 사라지고 사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면허를 확보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약 800억원의 비용을 들여 택시면허와 택시법인을 사들였다. 현재 서울에서만 900여개의 택시면허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 벤티.[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8년 초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카카오T 카풀 서비스'를 중단한 후 정부와 택시업계의 요구에 순응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11인승 승합차 택시 '벤티'를 100여대 도입하는 등 경쟁사인 타다의 장점을 꾸준히 벤치마킹해왔다. 벤티는 한 번에 많은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만큼 중형택시 요금 3800원보다 200원 비싼 4000원의 기본요금을 낸다. 타다처럼 배회영업을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호출할 수 있고, 수요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했다. 모든 배차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관리하는 만큼 목적지 거리에 따른 승차거부도 없다.

향후에는 벤티 서비스 지역을 서울, 인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운행대수도 700~8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완전한 타다 대체제가 되겠다는 야심이다.

실제로 타다 서비스가 중단되면 11인승 승합차 운송에 익숙해진 타다 이용자들이 벤티로 몰릴 전망이다. 타다 이용자 A씨(38)는 "부모님,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이동하는 경우가 잦아 타다 서비스를 애용했다. 타다 서비스가 중단되면 같은 11인승 승합차인 벤티를 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해 출시한 '카카오T 블루 택시'는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도 달린다. 승차거부가 없는 대신 서울에선 3000원, 대구에선 1000원의 호출료를 추가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