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코로나 영향 본격화...KDI "소비·수출 경제 전반 위축"

2020-03-08 12:00
1월 회복세 보이던 경기 악화...코로나 확산으로 국내외 여건 어려워져
대중국 중심으로 수출 12.2% 감소..."고용 시장 악화도 초래할 것"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경제 전반이 위축됐다. 경제 심리 악화로  내수는 쪼그라 들었고, 수출은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KDI는 8일 '2020년 3월 경제 동향'을 통해 "1월은 설 명절 조업일수 감소를 고려하면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등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면서 "2월 들어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국내외 여건이 악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2월 중반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제조업 계절조정 경기실사지수(BSI)(78→67)와 전산업 BSI(75→65) 실적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전산업 BSI 실적치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하락 폭(10포인트)이다. 또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6년 2월에 이어 세 번째다.

당장 제조업생산이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가동률이 하락했으며, 2월 후반에는 일부 자동차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긴급방역작업을 위해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주요 경제지표(전년동기대비, % ) [자료=KDI 제공]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서비스업 생산이 타격을 받았다. 제주도 관광객은 내국인(-39.3%)과 외국인(-77.2%) 모두 급감하며 서비스업생산이 위축됐다.

회복세를 나타내던 소비도 코로나19로 꼬꾸라졌다. KDI는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6.9로 전달(104.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코로나19가 2월 중순 이후 빠르게 확산된 점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이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 조사는 10~17일에 이뤄진다.

설비투자도 감소로 돌아섰다. 투자 BSI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설비투자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부문 모두 축소되면서 6.4% 감소했다.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은 수출에도 반영되고 있다. 조업일수의 확대로 2월 수출이 4.5% 증가했으나, 1월 5.9% 늘었던 일평균 수출액은 2월 12.2% 감소로 전환했다. 대(對)중국 수출 역시 6.6% 감소한 가운데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인해 자동차 수출(-16.6%)도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는 노동시장 전반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KDI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메르스 사태가 정점에 있던 2015년 6월 일용직의 취업자 수는 4만7000명으로 전달(13만6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과 여행 관련 서비스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월(1.5%)보다 낮은 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와 금리가 모두 하락했으며, 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말(2119)에 비해 6.2% 하락한 1987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