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걸리는 진단키트 몇 주 만에"…세계가 주목하는 韓 코로나 대응

2020-03-05 17:45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 無폐쇄로 민주적 대응 빛나
日 "한국 정부 진정성 있다"…조기종식 발언은 큰 실수

한달 가까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투명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에 외신들의 이목이 쏠렸다.

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는 한국의 검사 방식이 코로나19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앞서 25일 뉴욕타임스(NYT) 역시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해 위기를 벗어날 경우 세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외신이 주목했던 부분은 우리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 방침이었다.

지난달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보건복지부의 확진자 동선 공개 시스템을 높이 평가했다. WSJ은 신용카드 기록과 폐쇄회로(CCTV) 화면, 휴대전화 위치확인 서비스, 대중교통카드, 출입국 기록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확진자 동선을 파악한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긴 마찬가지지만, 한국의 대응전략은 대중에 공개하는 정보가 세세하다는 측면에서 '돋보인다'(stand out)"고 평가했다.

데일리메일 역시 "한국 정부의 광범위한 감시 체계는 정보의 구체성과 온라인을 통해 정보가 즉각 대중과 공유된다는 점에서 이웃국가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극찬했다. 5일 또다른 영국 매체인 BBC는 '너무나'(too) 세세한 정보 공개 방식이 이제는 확진자에게 사생활 침해와 사회적 낙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2월 중순 '31번' 확진자로 본격화한 감염 확산 사태 국면에서 세계는 우리나라의 의료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시사주간지 타임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조지메이슨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는 한국이 높은 진단 능력과 자유로운 언론 환경, 민주적 책임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능력을 갖춘 국가는 극히 드물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5일 "한국에서 13만명 이상이 정확도가 95% 이상인 검사를 받았고, 초기 발견에 따른 치료가 발 빠르게 이뤄지면서 치사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1% 아래"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대개 상용화에 1년이 걸리는 진단 키트를 한국은 생명공학기업 4곳과 함께 불과 몇 주 만에 개발하고 현장 적용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자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감염 검사를 축소한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우리 정부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TV아사히에 출연한 하루에 오카다 일본 하쿠오대 교수는 "한국은 대통령이 지휘하고 있는데, 일본도 후생노동성만으로는 코로나19 유행에 맞서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오타니 이케부쿠로 오타니클리닉 원장도 같은 방송에서 "한국을 보면 진심으로 (국민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일본도 진심 있게 총리대신이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21일 우리나라의 진단 능력에 감탄을 표한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비롯해, 지난 1일 CNN에 출연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은 매우 선진화한 공중보건과 의료 시스템, 투명한 리더십이 있으며 첫 날부터 매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경기도 고양시와 세종특별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선보인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차를 탄 채 지나가면서 확진 검사를 받는 방식)도 이목을 끌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로라 비커 BBC 서울지국장이 "한국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빨리 자리잡게 한다"며 남긴 글을 비롯해, 샘 킴 블룸버그 기자도 "한국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조치가 이례적으로 국·내외적인 국가 폐쇄조치 없이 이뤄졌다는 점도 큰 점수를 얻었다. 지난 25일 NYT는 "1100만 시민의 자택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동을 제한시킨 중국 우한시와는 대조적으로 분명히 민주적"이라고 평가했고, 오스트리아의 디프레스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중국 정부와 달리 한국 정부는 투명하고 체계적이며 민주적인 대처 방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비판적인 시각도 없진 않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언급한 것은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기대한다는 말은 대가가 큰 실수였다"고 평가했으며, 미국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지난 2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 방안을 둘러싼 논쟁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올해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2일 국군대전병원 내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