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눈물의 중도하차...바이든 지지 선언
2020-03-05 07:36
슈퍼화요일 초라한 성적표에 조기하차 결정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민주당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초라한 성적을 받아든 뒤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중도 성향으로 꼽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건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는 데서 시작한다고 언제나 믿어왔다"면서 "어제의 투표로 그 후보는 내 친구이자 위대한 미국인인 조 바이든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레이스 포기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연설에서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뒤늦게 대권 도전을 선언한 미국 8대 부자인 블룸버그는 3개월 동안 선거자금으로 5억6000만달러(약 6600억원)를 쏟아부으며 3일 미국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슈퍼화요일에 화려한 데뷔를 노렸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이 14개 주 가운데 9곳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한 이날 블룸버그는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조기 하차 가능성은 슈퍼화요일을 앞두고도 나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의 분수령이 될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중도 성향 대선주자들이 중도하차를 선언하고 바이든 뒤로 집결하는 가운데, 블룸버그 전 시장도 시원찮은 성적을 받게 되면 중도 하차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또 블룸버그 전 시장은 2월 1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의 맹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써 민주당 경선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샌더스 의원과 마찬가지로 강성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선두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중도 하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