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 신천지 관련 없는 확진자 급증…본격 지역사회 감염 시작
2020-03-04 16:36
신천지 관련 없는 확진자 계속해 증가
4일 대구시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3일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520명 중 일반시민 확진자가 273명으로, 신천지 신도 확진자(247명)를 넘어섰다.
앞서 대구지역 확진자의 상당수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었다면, 이제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는 시민들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지난달 25일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499명 중 신천지 신도가 407명, 일반 시민 확진자가 92명이었으나, 다음날인 26일에는 확진자 677명 중 176명이 일반 시민 확진자로 확인됐다. 일반 시민 확진자는 27일 395명, 28일 593명, 29일 699명으로 급증해 닷새 만에 7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망자 역시 일반 시민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대구에서 사망한 24명 중 신천지 신도 및 관련자는 5명에 불과하다.
일반 시민 확진자‧사망자 중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지만, 향후 이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이 앞으로 신천지가 아닌 일반 시민을 중심으로 검사량을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일반 시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가 이미 지역사회 유행으로 크게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만큼 신천지 조사에 올인하지 말고 유증상자, 고위험군 위주로 빠르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1~2주 내 확진자가 급감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수많은 잠복기 환자와 격리된 환자 등을 고려했을 때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재난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3일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신도 가운데 유증상자의 검사가 완료되고, 일반시민들의 확진자 발생률이 낮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신천지 신도보다 일반 대구시민들의 검사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 대구시민들에 대한 진단검사를 보다 확대해 조기에 확진자를 찾고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환자를 집중해 돌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신천지 대구교회 집회가 지난달 16일 열렸고 대구시민의 사회활동 70% 이상이 멈춘 지 15일이 지나고 있는 현재의 시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가 지역사회 추가감염 정도를 판단할 중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와 관련 없는 산발적인 확진자 발생은 대구지역 외에서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확진자 99명 중 신천지 관련이 4명에 불과하며, 현재까지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자가 37명에 달한다. 또 성동구 아파트 서울숲더샵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은평성모병원에서는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 역시도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충남 천안에서도 줌바댄스를 하는 운동시설과 관련해 확진자(접촉자 포함)가 80명에 달하고 있으나, 감염원은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