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연례 개발자회의 취소... 美 테크기업 행사 줄줄이 무산

2020-03-04 08:33

미국 IT, 기술기업들의 개발자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행사들이 전면 취소되거나, 온라인 중계로 대체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더버지, 테크크런치 등 IT 전문매체에 따르면 구글은 매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본사에서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회의 ‘I/O’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I/O는 오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구글 측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CDC와 WHO, 보건 당국의 건강 지침에 따라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개발자와 커뮤니티를 잘 연결하고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기조연설이나 주요 세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구글은 앞서 연간 최대 클라우드 콘퍼런스인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도 취소했다. 이 행사는 본래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구글은 기조연설과 소규모 세션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서 열린 '2019 구글 I/O' 현장[사진=정명섭 기자]

글로벌 GPU(그래픽 처리 장치) 업체 엔비디아도 이달 말 개최하는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이하 GTC)’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 행사는 엔비디아가 매년 3월에 개최해 최신 GPU와 고성능 컴퓨팅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자리로, 이달 22일부터 5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엔비디아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가능한 많은 양의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은 매년 5월에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F8’을 열지 않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개발자 파트너와 직원들, F8을 도와주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순위”라고 행사 취소 이유를 밝혔다.

미국 주요 테크기업들의 행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규모의 전시회들도 취소되는 추세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MWC 2020’이 취소됐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방역 대책을 강화하며 행사 개최를 강행하려 했으나, NTT도코모, 소니, 시스코, 아마존, 엔비디아, 에릭슨, LG전자, AT&T, 스프린트 등 주요 기업들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자, 결국 행사가 취소됐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인 ‘GDC’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GDC는 1988년부터 매년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행사로, 최근에는 게임사뿐만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대기업들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콘솔, VR 기기 등을 공개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행사엔 업계 관계자 2만9000여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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