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천지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을까? 코로나 확진자들이 모두 손해배상을 받을 수야 없겠지만 신천지 교인들로부터 옮은 것이 확실한 피해자는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법조계에 따르면 일단 손해배상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승소까지는 적지 않은 고비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승소한다고 해도 거액을 배상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지난 1일 서울시가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 상해죄 등으로 고발한 사건이 유죄 쪽으로 판결이 나오면 손해배상 가능성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바람에 간을 이식받은 친어머니는 물론 수술의사까지 감염시킨 신천지 환자의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친어머니야 소송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의사의 소송을 피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직접 병균을 옮긴 신천지 신도가 아닌 신천지 교단이나 대표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지시한 정황은 없기 때문이다. 

의사출신 정이원 변호사(이원법률사무소)는 신천지 교회 측이나 이 총회장 측에 대해 전염병 감염을 이유로 소송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신도 개인의 책임을 교단이나 대표에게 확대해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과실이 있는 신천지 교인에게 소송은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배상금액이 크게 인정 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정 변호사는 “병을 옮기는 경우 고의성이나 과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실로 인해) 모든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라며 “옮았다고 해도 병의 심각도는 개인마다 달라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경증으로 끝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듯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감염만으로 피해금액을 얼마나 산정해야하는지 정량화하기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피해보상이 되더라도 미미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손해배상 금액이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

2015년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일어난 결핵전염사태의 피해자들이 산후조리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배상을 받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액수는 피해자들의 눈높이와는 크게 달랐다.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던 간호조무사가 결핵 의심 진단을 받고도 계속 일하는 바람에 신생아 30명이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았지만 피해자 230명이 받은 배상액은 2억5000만원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당시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오선희 부장판사)는 신생아에게는 1인당 200~400 만원, 부모에게는 30~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 사례는 의료기관의 과실로 감염된 의료소송으로 지금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정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의료기관의 과실이 대부분 인정된 사건임에도 약값 등은 인정되지 않고 대부분 위자료로 배상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