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남권 현장] '음식쓰레기 대란' 막아라…창원지역 13인의 용사들

2020-03-02 13:04
성산음식물자원화처리장 36명 직원 가운데 13명 자원…처리장 안에서 합숙생활 벌써 1주일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한 창원의 재활용선별장 모습. [사진=창원시 제공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사회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창원지역 위탁업체 직원들이 스스로 ‘격리’를 넘어 ‘고립’을 선택했다. 바이러스 전쟁의 ‘최전방’에 자원해 나선 의료진들처럼 ‘최후방’에서 기초 생활 전선의 보루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2일 창원시에 따르면 성산음식물자원화처리장 위탁업체 직원 13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자발적으로 일주일째 퇴근하지 않고 처리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근무하고 있다.

성산음식물자원화처리장은 창원지역 1일 음식폐기물 발생량 260톤을 처리하는 대표적 생활폐기물 환경기초시설이다. 이곳 전체 직원은 36명이다. 이들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코로나19’ 감염 여지를 미리 막기 위해 아예 ‘근로자 원천 봉쇄’ 전략을 자원하고 나섰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문기술 인력으로, 대체 불가능이다. 만약 이들 가운데 1명이라도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음식물자원화처리시스템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시의 골목과 아파트단지마다 음식물쓰레기가 넘쳐나 시민들은 또 다른 질병을 걱정해야 하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창원음식물자원화처리장은 지난 24일부터 시설 운영에 필요한 최소 정예요원 13명을 뽑아 합숙에 돌입했다. 이는 직원회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이들 요원들은 외부 출입을 일절하지 않으며, 다른 직원들 간에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하며 업무연락도 무전기로 하고 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조치로, 상황종료시까지 계속된다.

창원시는 이들 요원들의 합숙에 불편함이 없도록 침구류,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등을 비롯한 각종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시설 내 감염 차단을 위해 구청 살수차량 5대를 동원, 폐기물 처리를 위해 출입하는 모든 차량에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허성무 시장은 2일 현장을 찾아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불확실할 때는 과도한 대응이 순리’라는 감염병의 법칙을 강조해 왔는데, 누구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원해서 힘든 일을 거침없이 해내고 있는 직원들이 자랑스럽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한편 창원지역에는 지난달 22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일 오전 현재 전체 확진자는 17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