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테크] "커피 마시고 남은 잔돈으로 아마존 주식 산다"

2020-03-03 05:00

국내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국내 투자 시 수익률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전망처럼 오는 4월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면, 우리나라는 1% 금리 시대에 돌입해 수익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전문적인 투자자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그러나 몸이 국내에 묶인 마당이라 해외투자가 마냥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무턱대고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사려니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고 투자금을 날릴까봐 걱정이 든다. 만약 이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핀테크에 기대를 걸어보면 어떨까싶다.

우선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합작한 '소비·지출 관리를 연동한 소액투자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결제 건별 자투리 금액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그 잔돈을 모아 해외주식에 투자해준다.

고객이 미리 1만원 미만이나 1000원 미만으로 설정해놓으면 하루 2만원까지 잔돈을 모으는 식이다. 가령 자투리 금액을 1000원 미만으로 설정하고 4100원인 커피를 사면 최종 5000원이 결제되고 900원은 신한금융투자의 CMA 통장에 적립되는 방식이다.

카드사는 카드이용자의 소비정보를 활용해 금융투자사가 보유한 투자활동 데이터와 결합·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해외주식을 추천한다. 그리고 자투리 금액을 해외주식에 소액(소수 단위 포함)으로 투자하게 된다.

한국과 달리 해외주식은 소수점 투자가 가능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한 투자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주당 약 200만원 수준이나 0.01주만 산다면 2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다. 이 같은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는 현재 금융투자업권에서 신한금융투자만이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가입이나 이용에 별도의 수수료는 없다. 다만 해외주식 매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매매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25%이며 연간 매매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에 대해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이 서비스는 그동안 해외주식에 쉽게 투자하지 못했던 사회초년생과 금융소외계층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권에서는 사회초년생과 금융소외계층이 앞으로 투자에 한층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넛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넛지(nudge)는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특히 이 서비스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적용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심사를 거쳐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될 경우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 받아 빠르게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도 원래 금융투자회사는 계열회사에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는데,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이 부분에서 규제 특례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에 대한 핀테크 서비스 아이디어가 소진되면 시선이 해외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해외투자를 하고 싶지만 당장 방법을 모르는 고객을 위해 적절한 핀테크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지출 관리를 연동한 소액투자서비스.[사진=금융위원회,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