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르포] ③‘보수 텃밭’ 강서을…우세 속 혼전

2020-03-02 07:28
서울 강서을, 19대 총선 1·2위 단 869표 차 격전지
강서을 재도전 진성준, “김성태 불출마…해볼 만해”
‘文 정권 심판’ 프레임 적임자…김태우 전 수사관

서울 강서을은 김성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구로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4·15 총선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강서을은 15·18·19·20대 총선에서 보수 정당 당선자를 배출했다. 제16·17대 총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자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으나 두 선거 모두 득표 차가 약 5000표에 불과할 정도로 보수 정당 지지율이 높다.

16대 총선 당시 김성호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이신범 한나라당 후보를 불과 4966표 차로 이겼다. 17대 총선의 경우에도 노현송 열린우리당 후보가 은진수 한나라당 후보를 4128표 차로 겨우 이기고 당선될 수 있었다.

하지만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안심할 수 있는 지역구는 아니다. 19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김효석 민주통합당 의원을 불과 869‬표 차로 누른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번 4·15 총선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혼전이 예상된다.

◆두 번 패배는 없다…‘文 호위무사’ 진성준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진성준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진 전 비서관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으며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앞서 진 전 비서관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3만8504표(38.56%)를 얻었으나 4만5861표(45.92%)를 득표한 김 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진 전 비서관은 이번 총선에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진 전 비서관은 “마음을 놓거나 경계를 풀어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며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간사가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검증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文 정권 심판‘…靑 관련 의혹 폭로한 김태우

진 전 비서관에 맞서는 통합당 후보는 바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다. 김 전 수사관은 ’文 정권 심판‘ 프레임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통합당은 김 의원이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전 수사관을 단수 공천했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달 24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와 처절하게 투쟁해온 저와 드루킹 특검을 이끈 김 의원이 반문 투쟁으로 연결됐다”며 “불공정하고 불의의 문 정권을 심판하는 데 모든 걸 다 바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수사관은 또한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드루킹 사건을 통해 문 정권이 공권력을 부당히 사용했음이 드러났다”며 “여론을 조작해 선거에서 유리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진 전 비서관과 문 정권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정권 심판’의 아이콘이 된 김 전 수사관이 맞붙는 강서을 총선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오른쪽)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성태 미래통합당 의원(강서을)과 함께 강서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