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골프장 코로나19 직후 450→11곳 운영"

2020-02-26 09:41
코로나19 발병으로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중국 골프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골프장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상하이 서산골프클럽[사진=이동훈 기자]


중국 골프장 전문가 테디 징(중국)은 2월26일 새벽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병 직후 큰 타격을 입었다. 바이골프를 통해 예약 가능한 골프장이 450개에서 11개까지 줄었다”며 “이는 2020년 골프 산업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징은 바이골프의 COO(최고운영책임자)다. 바이골프는 중국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2000여 개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그는 뉴욕대학 정보시스템 석사과정을 마친 중국 골프장과 골프 산업 전문가다.

징과의 전화 연결은 어렵사리 성사됐다. 호흡이 가빠진 그에게 중국의 현 상황을 물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듯 코로나19로 7만명 이상이 감염됐고, 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20년에는 반드시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행, 소매, 교통과 같은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바이골프는 중국 내 450개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다. 징은 “시작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며 “1월23일 265개 골프장이 예약 가능했다. 따듯한 중국 남부 골프장이 주를 이뤘다. 최다 개장 도시는 광둥성으로 80곳이었다. 그다음은 하이난성 40곳, 장쑤성 27곳, 윈난성 18곳 등으로 원만했다. 문제는 1월24일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표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폐쇠로 중국 내 골프장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2월11일은 골프장 11곳 만이 문을 열었다. 춘절(1월24일~1월26일) 이후 골프장의 수가 급감했다. 1월27일 75곳, 1월31일 37곳, 2월11일 11곳으로 낙폭이 컸다.

징은 “코로나19로 골프장이 정부의 통제를 받았다. 이 자료는 중국 정부 당국자가 인정했다. 대부분 골프장이 3월에 문을 열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체 골퍼 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골프시장이 회복되려면 성수기인 가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골프는 중국 외에도 아시아 전역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징은 “홍콩에서는 1월 초부터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접수돼 예약이 전부 취소됐다. 춘절은 중국 골퍼들이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성수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90%의 예약이 1월20일 직후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징은 “1월31일 62개국이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출입국 통제를 진행했다. 해외 골프 투어는 바이골프가 전개하는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해 리스크가 심한 상황”이라며 “발병 직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자 여행 재고 및 무료 취소 정책을 펼쳤다”고 털어놨다.

중국 내에서 개최 예정이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블루베이LPGA)와 유러피언투어 대회(볼보차이나오픈)가 순차적으로 취소됐다. 이에 대해 징은 “골프 대회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취소된 대회 이후에 나머지 대회 개최 여부도 불확실하다. 2020년 상반기에 열리는 대회는 모두 취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골프 산업이 모두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징은 얼어붙은 골프산업이 녹아내릴 따듯한 봄날을 꿈꾼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코로나19가 한국으로 전파되면서, 골프산업도 우리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함께 이겨내고 극복하길 기원하겠다”고 상유이말(相濡以沫)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