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밥 아이거 CEO, 15년 만에 깜짝 퇴임

2020-02-26 07:50
새 CEO는 디즈니 테마파크 사업 이끌던 밥 차펙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미국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물러났다. 디즈니 파크앤드리조트의 밥 차펙 회장이 신임 CEO에 올랐다. 15년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디즈니의 CEO 교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히면서, 아이거가 CEO에서 물러나지만 2021년 말까지 경영회장(executive chairman)으로 남아 회사의 "창의적인 노력"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거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지난 12개월 동안 점점 커지고 복잡해졌다"면서 "자산기반과 전략적 측면에서 나는 가능한 많은 시간을 사업의 창의적인 측면에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거는 지난 2005년 디즈니 CEO로 취임했다. 그의 지휘 아래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 스타워즈로 유명한 루카스 필름, 마블 스튜디오, 21세기 폭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신임 CEO인 차펙은 DVD 시절 디즈니의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2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이후 그는 소비자제품 사업으로 이동해 비용절감과 겨울왕국 관련 제품 출시 등을 관장했다.

디즈니는 아이거의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었지만 아이거가 당장 CEO에서 물러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로라 마틴 니덤 애널리스트는 "정말 놀랄만한 소식"이라면서 "오늘 당장 CEO가 바뀌었고 이것은 정말 갑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 급락과 함께 디즈니 주가는 4.3% 떨어진 122.69달러에 마감했다. 디즈니는 올해 들어서만 11% 하락했다.

 

밥 차펙 디즈니 신임 CEO[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