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기업심리 위축···하락폭 역대 최고

2020-02-26 06:18
10포인트 급락···전자·영상·통신장비 등 폭락

코로나19 여파에 기업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기업 체감경기 하락폭은 해당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고로 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한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로 나타났다. 이번 BSI 하락폭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2015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온 2012년 7월,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1월에는 각각 9포인트씩 내리는 데 그쳤다.

지수도 세계 경기둔화 속에 우리 수출이 연이어 감소한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본 곳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하회한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인식한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65)가 한달 전보다 11포인트 꺾여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중국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전자·영상·통신장비(71) 업종은 무려 18포인트 급락했다.

중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완성차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자동차(56) 업종의 체감경기도 18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금속가공(54)도 1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72)과 중소기업(58)이 모두 11포인트씩 떨어졌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13포인트 하락한 72, 내수기업이 10포인트 내린 61로 집계됐다.

앞으로가 더 두렵다는 전망도 많았다. 전 산업 업황 전망 BSI는 69로 7포인트 하락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8.5포인트 내린 87.2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3월(69.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월 조사결과만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친 소비심리 충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2월 소비자동향조사는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요인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강창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조사기간을 고려했을 때 2월 소비자동향조사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직전까지의 수치라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코로나19의 국내 영향 반영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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