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산림조합에 고용돼 건설현장서 일한 노동자…“휴일 규정 적용돼야”
2020-02-25 12:30
산림조합에 고용됐더라도 산림피해지 복구공사, 산사태 예방사업 등 주로 건설공사장에서 일했다면 보통의 노동자처럼 주5일 근무와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농림어업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상 예외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 지난 6일 A씨 등 9명이 부산광역시 산림조합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청구를 기각했던 원심을 깨고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역산림조합과 일용직 근로계약을 맺고 1~8년 가량을 조합의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 달라며 임금청구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원심은 A씨 등이 근로한 피고의 사업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에 정한 ‘그 밖의 농림 사업‘에 해당해 휴게 및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원심은 ‘그 밖의 농림 사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 제63조 제1호는 정한 ‘그 밖의 농림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4, 5장에 정한 근로시간 및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 1·2심은 A씨 등이 '그 밖의 농림 사업'에 해당하는 사업에 근로를 제공했다며 휴게와 휴일 규정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1·2심은 A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설현장과 영림 사업장이 장소적으로 분리돼 있고, 현장에 따라 인력이 별도 관리 되고 있었으며 건설현장에서 이뤄지는 사업은 임업과 구분된다”며 “피고의 사업이 ‘그 밖의 농림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