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또 한 번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샌더스 후보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네바다 코커스 초반 집계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CNN은 이날 오후 8시(네바다 현지시간 오후 5시) 현재 4% 개표 결과 카운티 대의원 확보율을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이 44.6%로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1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앞선 경선에서 부진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5%로 2위를 차지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다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15.6%로 3위에 그쳤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각각 11.8%, 4.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샌더스 후보는 이날 CNN의 1위 예측이 발표된 뒤 승리를 선언했다. 이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지지자들에게 "네바다에서 우리는 다양한 세대, 다양한 인종들을 단결하게 했다. 그리고 이런 단결은 네바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우리가 승리하도록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그들이 피부색, 출생지, 종교, 성적 취향 등으로 우리를 분열시키면서 대선에서 승리하리라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정반대의 방식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함께 단결하게 만들면서 이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액의 기부금을 내는 다수의 지지자도 승리의 기반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샌더스를 지지한 이들은 대부분 젊은 유권자들로 45살 이하 유권자 중 60%가 샌더스 후보를 지지하고 있으며, 히스패닉계 유권자들로부터도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2위를 차지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이번 경선은 매우 중요했다. 한때 바이든 후보는 샌더스와 함께 1위를 두고 경쟁했지만,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당혹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뒤 바이든의 전국 지지율도 하락세를 타고 있다. 물론 다음 프라이머리가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은 바이든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더 지지율이 하락했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다만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바이든 후보의 '방화벽'으로 불리는 곳으로 흑인 유권자들이 얼마나 바이든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할지가 관건이 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36명의 대의원이 걸린 네바다주는 지난 15∼18일 나흘간 실시한 사전투표와 이날 코커스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했다. 네바다는 29일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함께 초반 경선판의 흐름을 좌우하는 또 다른 격전지로 꼽힌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샌더스는 이번 승리로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훨씬 더 벌렸다"면서 "바이든의 약세가 이어질 경우 네바다 코커스 이후 샌더스 후보의 대항마는 다음 달부터 프라이머리에 나서는 마이크 블룸버그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