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그룹 총체적 경영 실패” 지적…한진칼, 방어할 수 있나

2020-02-20 14:47
달러 부채 8조1000억...환율 리스크 관리 부재 우려
노조 등 조원태 지지 늘면서 KCGI 공세 강화 시각도

 

[사진=KCGI 유튜브 캡처]

[데일리동방]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그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총체적 경영 실패’라며 누적 적자 규모 등을 지목하고 나섰다. 결과만 보면 한진그룹은 방어할 수 있는 논리가 충분치 않다. 그룹 쇄신을 위한 특단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KCGI와 손을 잡은 반도건설은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3월 주총에서 한진그룹 측이 승리해도 경영권 분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KCGI는 20일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성부 대표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 한진그룹 문제를 요목조목 지적했다.

한마디로 ‘총체적 경영 실패’라는 것이며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는 주장이다. 2014~2019년 한진칼과 대한항공 누적적자는 각각 3467억원, 1조7414억원이다. 대한항공 별도기준 부채비율(2019년 3분기 말 기준)은 861.9%로 여타 경쟁사(2위 589.6%) 대비 압도적이다. 코스피 200에 편입된 종목 평균인 91.3% 대비 훨등히 높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그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높은 부채비율은 물론 당기순이익률(2016~2018년 평균)은 0.1%에 불과하다. 일본항공(11.9%), 델타항공(9.1%) 등과 약 100배 차이가 난다.

영구채(신종자본증권)는 부채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부채로 인식하면 연결기준 부채비율(2019년 3분기 말 기준)은 922%에서 1618%로 급증한다. 현재 한진칼과 대한항공 신용등급은 각각 ‘BBB0’, ‘BBB+’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A0’에서 지속 하락한 것이다. 대한항공 연간 이자비용은 무려 5464억원에 달한다.

2018년 말 기준 대한항공 달러부채 규모는 약 8조1000억원이다. 항공업은 환율변동에 민감한 업종으로 꼽힌다. 최근 달러 인덱스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부채에 짓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과 함께 유가도 경영에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리스크 관리 부재로 작은 유가 변동에도 이익은 크게 흔들린다.

2019년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2620억원 수준이다. 시장 컨센서스 대비 1000억원 이상 상회했다. 그러나 영업 개선이 아닌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성부 대표는 항공기 감가상각 연한 확대, 정비순환부품 비유동자산 인식으로 ‘만들어진 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만 한진그룹 경영진이 스스로 개선하기보다 KCGI 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진그룹 노동조합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자 KCGI가 공세를 더욱 강화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근으로 지목됐던 사내이사 후보 중 한명이 자진사퇴하는 등 주총 결과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논리적으로 보면 한진그룹 측이 KCGI 공세를 방어하기 어렵다”면서도 “조원태 회장 체제가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수록 주가가 오른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