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일자리 정책 明暗] 비정규직 700만 시대…대안 없이 통계방식 놓고 논쟁만 거듭
2020-02-17 05:00
대통령 대선 공약 무색…1년 새 87명↑
전체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 ‘비정규직’
전체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 ‘비정규직’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비정규직 제로(0)’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권 4년 차를 맞은 현재 비정규직은 급증하고 정규직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비정규직 근로자는 700만명을 넘어 750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약 2000만명 중 35%가 훌쩍 넘는 비중이다. 이는 ‘월급’을 받는 근로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규직 전체 숫자도 숫자지만, 전년보다 1년 새 무려 87만명이나 늘었다.
정부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국제노동기구(ILO)가 25년 만에 개정한 종사상 지위 분류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예상 기간 유무’ 등 기존에 없던 조사항목을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통계 기준이 강화돼 일시적으로 비정규직 숫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정부가 정부 통계 ‘불신’…前 통계청장 “통계기준 단순화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집계한 비정규직 통계를 왜곡해 시장의 불신과 혼란을 자초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이 같은 논란에 중심에 있는 통계청의 ‘전직 수장’이 직접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국경제학회의 ‘한국경제포럼’에 ‘2019년 비정규직 변동의 원인 분석: 2019년 급증한 비정규직 87만명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정부는 비정규직의 급증에 대해 근거를 찾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스스로 국가 통계의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교수는 “정부가 정규직·비정규직과 기간제·비기간제를 혼동했다”며 정부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간제 근로자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되지만, 기간을 정하지 않은 비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로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기간제라고 해도 계약이 반복해 갱신되거나 비자발적 사유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 또는 △파견 △용역 △가정 내 근로자 등은 비정규직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정부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비기간제 비정규직’이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변경됐을 뿐,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과 관련된 복잡한 통계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비정규직은 흔히 기간제라고 부르는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용역·특수형태를 말하는 비전형근로자 등 분류체계가 매우 복잡하다. 유 교수는 “2002년 노사정 합의에 의한 비정규직 정의는 시대 상황이나 국제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긍정적 고용지표 ‘홍보’…내달 ‘코로나19’ 반영된다면?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용과 관련된 낙관적인 수치를 홍보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1월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는 2680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만8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6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0.8%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라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7%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는 설 명절을 맞아 단기 일자리 증가 등 특수한 상황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사 시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1월 고용통계는 확진자가 처음 나온 20일 이전인 12~20일 진행됐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경제 허리’인 40대에서만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1월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8만4000명 줄었다.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만7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40대 고용률은 78.1%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고용률이 떨어진 것 역시 전 연령대 중 40대가 유일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는 2월에 설 연휴가 있었는데 올해는 1월에 있었다”면서 “설 명절 영향으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지, 우리가 통상 일자리라고 생각한 부분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활용에 있어서 단기 일자리 지출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면서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등 민간 수요 자극하는 쪽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 공공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권 4년 차를 맞은 현재 비정규직은 급증하고 정규직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비정규직 근로자는 700만명을 넘어 750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약 2000만명 중 35%가 훌쩍 넘는 비중이다. 이는 ‘월급’을 받는 근로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규직 전체 숫자도 숫자지만, 전년보다 1년 새 무려 87만명이나 늘었다.
정부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국제노동기구(ILO)가 25년 만에 개정한 종사상 지위 분류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예상 기간 유무’ 등 기존에 없던 조사항목을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통계 기준이 강화돼 일시적으로 비정규직 숫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정부가 정부 통계 ‘불신’…前 통계청장 “통계기준 단순화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집계한 비정규직 통계를 왜곡해 시장의 불신과 혼란을 자초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이 같은 논란에 중심에 있는 통계청의 ‘전직 수장’이 직접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국경제학회의 ‘한국경제포럼’에 ‘2019년 비정규직 변동의 원인 분석: 2019년 급증한 비정규직 87만명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정부는 비정규직의 급증에 대해 근거를 찾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스스로 국가 통계의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교수는 “정부가 정규직·비정규직과 기간제·비기간제를 혼동했다”며 정부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간제 근로자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되지만, 기간을 정하지 않은 비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로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기간제라고 해도 계약이 반복해 갱신되거나 비자발적 사유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 또는 △파견 △용역 △가정 내 근로자 등은 비정규직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정부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비기간제 비정규직’이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변경됐을 뿐,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과 관련된 복잡한 통계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비정규직은 흔히 기간제라고 부르는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용역·특수형태를 말하는 비전형근로자 등 분류체계가 매우 복잡하다. 유 교수는 “2002년 노사정 합의에 의한 비정규직 정의는 시대 상황이나 국제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긍정적 고용지표 ‘홍보’…내달 ‘코로나19’ 반영된다면?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용과 관련된 낙관적인 수치를 홍보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1월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는 2680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만8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6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0.8%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라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7%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는 설 명절을 맞아 단기 일자리 증가 등 특수한 상황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사 시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1월 고용통계는 확진자가 처음 나온 20일 이전인 12~20일 진행됐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경제 허리’인 40대에서만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1월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8만4000명 줄었다.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만7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40대 고용률은 78.1%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고용률이 떨어진 것 역시 전 연령대 중 40대가 유일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는 2월에 설 연휴가 있었는데 올해는 1월에 있었다”면서 “설 명절 영향으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지, 우리가 통상 일자리라고 생각한 부분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활용에 있어서 단기 일자리 지출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면서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등 민간 수요 자극하는 쪽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 공공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