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현대건설 터치로 곳곳이 랜드마크...'한류 건축붐' 주도

2020-02-13 13:00
해외 공략한 3대 경쟁력...시공ㆍ설계ㆍ금융
카타르, 싱가포르, 파나마 등 해외 현장 곳곳서 랜드마크 조성

[카타루 루사일 타워 PLOT3.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전통적인 해외사업 강자다.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사업에 처음 진출해 약 55년간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건설산업의 역사를 쓰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건설사들의 저가수주경쟁에 발목을 잡혀 힘겨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그동안 리스크관리와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기초체력 다지기에 열중했다.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연초부터 해외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이 같은 바탕 때문이란 게 건설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차분히 대비...지난해, 외형·내실 둘 다 잡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 주택경기 둔화에 대비해 해외사업을 차분히 늘렸다. 전통 수주 텃밭인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이라크 등에서 철도와 발전소 등 대규모 사업권을 따냈다. 외형확장과 더불어 원가율이 개선돼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3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7조2998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 8.1% 증가한 8821억원, 578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외 양질의 수주에 성공한 덕이다. 해외에서는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 싱가포르 북남 고속도로(N113/N115 공구), 베트남 베가시티 복합개발 사업과 국내 고속국도 김포-파주 제 2공구, 송도 B2BL 주상복합 등을 따내 수주액은 전년대비 27.4% 상승한 24조2521억원을 달성했다. 당초 계획보다 15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수주잔고도 전년대비 0.9% 상승한 56조3291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9.6%포인트 개선된 108.1%,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4.1%포인트 개선된 198.5%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이다.

미청구공사 금액도 꾸준히 감소해 지난 2018년 대비 3200억원이 줄어든 2조3597억원(매출액 대비 약 13%)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해양항만, 가스플랜트, 복합개발, 석탄발전, 송·변전 등 기술적·지역별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해 수익률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풍골 스포츠센터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카타르·싱가포르 랜드마크는 'made by HDEC'

현대건설은 올 초 중동과 동남아 지역의 카타르, 싱가포르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건축공사를 수주했다. 카타르 부동산 개발회사(Lusail Real-Estate Development Company)에서 발주한 약 6093억원 규모의 루사일 플라자 타워 구획(PLOT)3 공사와 6130억원 규모의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4 공사를 합쳐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공사는 카타르 루사일 시티 안에 있는 금융지구에 지하 5~지상 70층의 오피스 빌딩과 상가 등 주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루사일 플라자 타워 프로젝트는 총 4개의 구획이 있는데 현대건설은 2개 구획(PLOT3·PLOT4) 공사를 수주했다. 2022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개최가 예정된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 지근거리에 있다. 현대건설은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에 이어 이번 대형프로젝트 공사를 통해 해당 지역 대표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현대건설의 우수한 기술력과 발주처의 신뢰를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회사는 1979년 쉐라톤 그랜드 도하 호텔 공사로 카타르에 처음 진출해 라스라판 C IWPP 프로젝트, QAFCO 비료공장 5~6단계 공사, 하마드 메디컬 시티 2단계 공사 등 22개 분야에서, 94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재 카타르 내 알 마하 어린이 병원, 카타르 알부스탄 도로공사 등 총 4개 현장, 2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관한 카타르 국립박물관의 경우 수도 카타르 건축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국립박물관은 외관이 316개의 원형 패널이 뒤섞여 서로 맞물린 형태로 건물 전체가 곡선의 기하학적 형상을 이룬다. 천장을 지탱하는 기둥 대신 얼기설기 꼬인 각양각색의 패널과 계단을 배치해 현대건설의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스포츠청이 발주한 약 2700억원 규모의 풍골 스포츠센터를 현지업체와 공동 수주하기도 했다. 현대건설분은 약 1900억원이다.

싱가포르 스포츠청이 발주한 공사는 동북쪽 해안에 위치한 풍골 지역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스포츠센터 및 야외경기장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지역민들의 복지를 위한 종합체육시설을 건립할 예정인데, 연면적만 12만3617㎡에 달한다. 2023년 1월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싱가포르와의 인연도 깊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 전체 국토 6%를 확장해 국가 전체가 현대건설의 포트폴리오라 해도 무리가 없다.  

실제 지난 1981년 풀라우 테콩 매립공사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해 파시르 판장 터미널 3·4단계 공사,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공사 등 총 89건, 148억 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현재 토목공사 총 7개 현장, 14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올해 파나마 시장에 첫 삽···기술력·상업성 동시에 입증 쾌거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반세기 넘게 글로벌 건설 시장을 누빈 현대건설은 올해 파나마 신규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번에 수주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는 28억1100만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로 파나마 메트로청이 발주했다. 현대건설(51%, 약 1조7000억원)은 포스코건설(29%), 현대엔지니어링(20%)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따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는 파나마에서 추진되는 인프라 건설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파나마 시티와 수도 서쪽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 모노레일 건설 공사로, 파나마 정부는 공사가 완료되면 파나마 시티 주민들의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특히 상업성과 금융성에서 가점을 받았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장기 차관을 제공하는 공사로 실질적인 공사비 조달을 위해 파나마정부가 발행한 CNO(Certificate No Objection)를 시공사가 매각하는 방식의 금융제안서를 상업 입찰에 포함시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기술, 상업, 금융 전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토목사업 부문 경쟁력과 우수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중남미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주 목표는 25조1000억원...영업이익률 10%대로 올릴 것

현대건설은 올해 설계·수주·수행 등 건설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17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보다 0.6% 증가한 수치다.

외형성장은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내실은 강화한다. 현대건설의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1조원이다.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신규공사인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 등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25조1000억원이다. 우선 지난 1월 중동·동남아·아프리카 등에서 약 18억 달러(약 2조1000억원)의 건축 및 플랜트 공사 수주 쾌거를 이뤘다.

현대건설은 해외 경쟁력의 비결로 △설계·수주·수행 등 EPC △경쟁력 우위 공종 집중 △ 시장 다변화 전략 등을 꼽았다. 올해도 철저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수익성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기조를 이어 올해에도 '2020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특히 최고의 품질과 기술 경영으로 수행 경쟁력을 강화해 건설업계를 이끄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위상을 제고해 나겠다"고 밝혔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조감도.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위치도. 현대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