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마저 MWC 이탈... 주최단체 “MWC 취소 여부 14일에 결정”

2020-02-12 15:30
코로나19 우려에 中 2위 스마트폰 기업 비보, 폴더블폰으로 주목받은 로욜 불참
전날 NTT도코모, 소니 등 주요 기업 이탈... GSMA 이사회 소집해 전시 철회 여부 논의
바르셀로나, 5000억원대 경제적 손실 우려

세계 3대 IT 전시회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행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MWC 전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중국 기업들마저 전시 철회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AT&T, 인텔 등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도 추가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MWC 역사상 처음으로 전시회 자체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업체 비보와 스타트업 로욜이 이번 MWC에 불참을 선언했다. 비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다. 로욜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19’에서 폴더블폰을 전시해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중국 기업이 MWC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기업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예정대로 전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샤오미 측은 “계획대로 MWC 2020에 참석해 최신 스마트폰과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MWC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모든 강력한 권장 조치를 준수해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스프린트가 MWC 불참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페이스북, 인텔도 MWC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불참을 선언한 주요 기업은 NTT도코모, 소니, 시스코, 아마존, 엔비디아, 에릭슨, LG전자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2019의 화웨이 부스.[사진=정명섭 기자]

이에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오는 14일(현지시간) 주요 이사회 회원들과 MWC 행사 취소 여부를 놓고 논의할 계획이다. GSMA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 750개, 통신장비와 디바이스 등 통신 생태계 400개 기업이 가입한 이익단체다. 현재 프랑스 통신기업 오랑주의 스테판 리차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GSMA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GSMA 이사회 내부에서 MWC 전시 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MWC 전면 취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GSMA 이사회 회원사들의 행사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서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MWC의 메인스폰서인 화웨이는 아직 철회할 계획은 없으나, GSMA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MWC 전시가 취소되면 GSMA뿐만 아니라 개최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도 경제적인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바르셀로나가 지난해 MWC 전시로 벌어들인 수입은 4억4000만 유로(약 5654억원)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은 “행사가 전면 취소될 경우, 주최 측의 재정적 책임은 스페인 정부가 코로나19 영향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현장[사진=정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