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칸 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숨 가쁜 '기생충' 레이스

2020-02-11 01:00
매일 '수상 기록' 경신 중인 영화 '기생충'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부터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까지…수상내역 보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상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 아니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지난해 5월 개봉 후 지금까지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기생충'의 수상 레이스를 톺아본다.

영화 '기생충' 메인 포스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은 국내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3대 국제영화제로 불리는 칸 국제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기 때문.

수상 직후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은 "우리는 이 영화가 다른 장르들을 통해 가져온 예상할 수 없던 미스터리와 그 장르들을 섞어 무례하거나 강요하는 식의 판단을 하지 않고 재미와 유머로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공유했다"라며 "감독, 국가, 정치적 메시지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황금종려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기생충'은 6월에는 시드니 영화제 'SFF'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10월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Best Asian Film을 수상했다.

독일, 체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스위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유수 영화제에서 상을 싹쓸이했고, 해외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 문화를 형성하며 뜨거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기생충' 주역들[로이터=연합뉴스]


"영화제 수상작은 재미가 떨어진다"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깬 '기생충'은 유럽을 지나 북미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미 비평가 협회(외국어 영화상), 뉴욕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LA 비평가 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토론토 비평가 협회(작품상 감독상 외국어 영화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LA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할리우드 외신기자 협회(HFPA)에서 주최하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미국인 룰루 왕 감독의 '더 페어웰(The Farewell)', 프랑스 레드 리 감독의 '레 미 제라블(Les Misérables)',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 프랑스 셀린 지 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 on Fire)'을 제치고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의 기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골든글로브를 지나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에서는 외국어 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대망의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고 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의 트로피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