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4%대 인상…주범은 '대인배상Ⅱ'
2020-02-06 05:00
보상기준 명확한 '대인배상Ⅰ'과 달리
사고유형ㆍ피해자 따라 배상 천차만별
사고유형ㆍ피해자 따라 배상 천차만별
손해보험사들이 이번 주 자동차보험료를 3~4%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결정한 보험사의 담보 종목별 인상률을 살펴본 결과 대물보다 대인의 인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대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보험료를 인상한 KB손해보험은 개인용 기준으로 4.4%를 올렸다.
한화손보는 지난 3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4.2% 올렸으며, DB손보는 4일 보험료를 4.3% 올렸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5일 보험료를 각각 4.4%, 4.3% 올렸으며, 롯데손보는 11일부터 보험료를 4.5% 인상한다.
이들 회사의 담보 종목별 보험료 상승 폭을 보면 대물보다는 대인 종목의 인상률이 높았다. 대물은 자동차 등 물건을 보상하는 것이며, 대인은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에 대해 보상하는 것으로 대인에서도 대인배상Ⅱ 인상률이 높았다.
대인배상은 대인배상Ⅰ과 대인배상Ⅱ가 있다. 대인배상Ⅰ은 책임보험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인배상Ⅱ는 운전자가 선택적으로 드는 보험으로 형사상 책임 면책이 가능하다.
이 둘의 차이는 대인배상Ⅰ은 보상기준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부상의 경우 부상 등급 1~14등급까지의 부상 등급별 한도액 내에서 실제 손해액을 지급한다. 반면, 대인배상Ⅱ는 임의보험금으로 사고 유형과 피해자에 따라 지급 보험금이 천차만별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대인배상Ⅱ의 인상률이 20.2%였다. 한화손보도 17.5%였으며 삼성화재(16.9%), DB손보(15%), KB손보(10.4%), 현대해상(10%) 순이었다. 반면 대물배상은 현대해상(7.4%)과 롯데손보(7.3%)를 제외하면 보험료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한화손보는 자기차량손해의 보험료를 0.3% 인하하기도 했다.
대인 보험료가 늘어난 이유는 그만큼 지급보험금이 많았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업계는 대인 지급보험금 증가의 원인으로 한방진료를 꼽는다. 한방진료비에 대한 자동차보험 수가 기준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보험사가 진료비를 전액 부담하는 자동차보험 특성을 악용하는 일부 한방의료기관의 과잉진료로 인해 한방진료비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보사는 첩약, 약침 등 심사 기준이 미흡한 한방진료비 항목에 대한 세부 심사지침을 마련해줄 것을 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진료로 인해 대인 보험금 지급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입차 렌트비와 수리비 등 대물에서 발생한 높은 손해율을 제도 개선으로 해결한 만큼 한방진료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