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총선, 미래설계 능력 보는 아름다운 경쟁하길"

2020-01-30 23:08
공동선대위원장 수락...2011년 지사직 상실 이후 9년 만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30일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여야 진영싸움 보다는 (정치세력 중) 누가 미래설계 능력이 있는지 보는 아름다운 경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30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직 수락으로 이 전 지사는 2011년 1월 대법원 선고로 지사직을 상실한 뒤 9년 만에 총선을 계기로 당에서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전 지사는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일을 다르게 살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친과 공중목욕탕을 간 일화를 소개한 뒤 "목욕탕 벽에 '모든 사람에겐 때가 있다'라고 쓰여 있었다"며 "사마천의 사기, 덩샤오핑(鄧小平)의 전기를 보며 고난이란 자신을 단단하게 하는 자양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1년 일찍 해서 다행"이라고 하는 등 피선거권 제한이 풀리는 시점을 1년 앞두고 사면된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사면 뒤 미국·이스라엘·네덜란드·싱가포르를 다니며 느꼈던 점도 소개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이 전 지사는 원주에서 중·고교를 다닌 뒤 연세대에 입학,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야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강원도지사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1년 1월 27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및 피선거권 박탈 10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이 전 지사는 2011∼2013년 중국 칭화대 공공관리대학원 객원교수로 있다가 2016년부터 재단법인 여시재의 부원장으로 활동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만찬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