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한 전세기' 조원태 회장도 탑승

2020-01-30 16:5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에 탑승했다.

이날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우한 등지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교민 700여명을 후송하기 위해 띄우는 정부 전세기에 이례적으로 운항항공사의 책임자로 탑승했다. 출발 시간은 인천공항에서 이날 오후 8시 45분이었다. 전세기는 31일 오전 6~7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중국 당국과 현지상황에 따라 도착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이번 조 회장의 탑승은 승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전세기 탑승을 지원한 데 대해 회장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의 자발적 탑승에 대해 감사하고 솔선수범해서 어려운 임무에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전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허가 지연으로 운항 일정이 미뤄졌다. 전세기에는 노동조합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전세기 탑승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방진복과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하도록 했다. 감염을 막기 위해 기내식 제공은 없었고, 외부음식 반입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정부에서도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20여명을 전세기에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은 전세기에 탑승한 승객 건강 상태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우한에 도착한 전세기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2시간에 걸쳐 방역 소독을 실시하며 약 1시간에 걸쳐 교민들을 탑승시킨 뒤 곧바로 한국으로 출발한다. 귀국 후 2주간 격리지역은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 인재개발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대한항공 전세기는 당초 계획대로 2회로 나누어 운항하기로 했지만,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400명 이상 탑승할 수 있는 항공기로 한번에 교민들을 수송하게 됐다. 신청한 교민들은 700여명으로 이번 전세기편으로 절반 이상이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 대한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