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직진 본능이 각 관계부처와 복지부 내에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능후 장관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교민을 데려오는 협상 과정이 진행 중이며, 시간을 픽스(확정)하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다”며 “(오늘 전세기가) 뜨기는 뜬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기 출발 지연의 이유로 스케줄 등 협상의 문제도 있으나, 중국 정부의 어떤 정책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중국의 대외적인 위신이라고 할까. 자기들이 컨트롤, 통제할 수 있는 그런 감염병인데 각국에서 너무 부산을 떠는 게 아닌가 하는 외교적 느낌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그런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이 직접 협상 당사자가 아니고 외교부와 하고 있는데, 옆에서 들어보면 협상하시는 분들이 좀 그런 감을 느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외교부는 전세기 지연을 알리며 “당초 운항하려던 임시 항공편 일정에 변경이 생겨 국민들에게 긴급 공지를 했다”며 “변경된 스케쥴에 따라 우한 체류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 유관기관, 항공사 등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의 대외적인 위신 등과 같은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룰 두고 ‘각 부처 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우왕좌왕 한다’는 등의 비난이 나오고 있다. 박능후 장관이 외교부 등 각 정부부처와 어떤 협의도 없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복지부 내부에서도 장관과의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29일 오전 전세기에 우한 교민 중 신종 코로나 유증상자도 함께 태울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결국 반나절만에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증상이 없는 교민에 한해 입국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우한 소재 교민 송환과 관련해 증상이 있어도 태운다고 하더니 불과 9시간 만에 무증상자만 데려오겠다며 말을 바꿨다. 교민 격리수용 시설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혼란이 발생했다”며 “우한 폐렴 확산에 공포감이 치솟고 있지만, 방역과 대응 과정에서 정부는 '헛발질·엇박자'를 연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