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기업들, 미뤘던 IPO 올해 ‘재시동’
2020-01-29 22:38
교촌, 하반기 완료...이디야, 체질 개선
기업공개(IPO)에 대해 한동안 신중론으로 숨 고르기를 하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새해 들어서 재도약에 나서는 분위기다. 실적개선으로 몸값도 제대로 받고, 미래 성장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올 하반기 안에 IPO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에프앤비는 2018년부터 상장 준비를 했지만, 자회사 부실과 가맹점 상생 논란 등으로 미뤄왔다. IPO 시장에서도 가맹 사업의 구조적 한계에 따른 ‘안정성’과 ‘성장성’ 문제를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 취임 이후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 72와 2015년 선보인 한식 브랜드 담김쌈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은 망설임 없이 정리했다. 수현에프앤비, 케이씨웨이 등 부실 계열사는 흡수 합병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가맹 사업을 확대해 외형도 확장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외식업계 최초로 코스피 시장 직접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외식업계는 상장을 보류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사례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상장했던 태창파로스(주점 쪼끼쪼끼)가 2015년 상장 폐지됐다.
MP그룹(미스터피자)은 개선 기간을 받은 상태다. MP그룹은 이번 개선 기간 중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5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라는 사유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다.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와 디딤(신마포갈매기 등)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했지만, 주가가 신통치 않다.
다만 이전과 달리 상장을 미룬 업체들은 무작정 때를 기다리기보다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첫 증시 입성을 추진했던 이디야커피는 우선 잠정 연기했다. 대신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하고, 시스템을 보강했다.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현대투자신탁과 SV파트너스에서 자산운용과 기업컨설팅을 총괄한 김남엽 부사장에게 경영관리를 맡겼다.
총 400억원을 투입해 경기 평택시에 연면적 1만3064m²(약 4000평) 규모로 건립 중인 최신식 생산공장 ‘드림팩토리’가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업계 최저 1%대 폐점률을 유지해 성장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기업 IPO 분야에서 전문가로 손꼽히는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29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프랜차이즈 산업 트렌드와 상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서재영 상무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과당 경쟁과 낮은 안정성 등의 문제로 평가액이 높게 나오지 않는 편”이라며 “전통적 프랜차이즈 모델의 경계를 넘어 AI(인공지능) 등 하이테크 산업이나 유통, 플랫폼 등 타 업종과의 융복합을 통해 미래 성장성을 높인다면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상장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