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혼잣말로 한 욕설도 듣는 귀 있으면 유죄" 모욕죄 벌금 선고
2020-01-25 14:35
상대를 향해 혼잣말로 한 욕설이라도 주변에 듣는 사람이 있는 경우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항소3부(허윤 부장판사)는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원심과 같이 벌금 20만원을 선고하고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중 주민 B 씨가 아파트 관리와 관련한 정보공개 신청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이어 직원 4명이 있는 가운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지"라고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A 씨 측은 당시 발언에 공연성이 없고,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듣고 있어 공연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모욕죄에서의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피고인이 발언할 당시 현장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있었고,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공연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모욕이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피고인의 표현은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