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경영 훼방 놓던 엘리엇의 백기? ‘지분 모두 팔았다’

2020-01-22 19:02

2%대의 지분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던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자사가 갖고 있던 현대차 지분 2.9%, 현대모비스 2.6%, 기아자동차 2.1%를 지난해 말 전량 매각했다.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한 지 20개월 만이다.

올초 주주총회에서 큰 패배를 한 후, 역할 확대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들은 표 대결을 벌인 결과 모두 부결됐고, 각사 이사회 제안들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엘리엇은 2018년 5월 현대차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끌어냈지만 10개월 만에 개최한 정기 주총에서는 완패했다.

당시 현대차는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 엘리엇에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77∼90%의 찬성률로 선임됐다.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들인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은 모두 탈락했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배당안을 표결한 결과 엘리엇의 제안은 11% 찬성률에 그쳤고, 이사회 배당안은 69%의 찬성을 얻어 엘리엇의 제안은 외면받았다.

다만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상세 주주 정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상세 주주 구성 정보는 회사 기밀사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