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쏠림 가속..."세계 인구 60% 자산 다 합쳐도 억만장자 2153명에 안돼"

2020-01-20 17:41
부유층 상위 1%가 전 세계 인구 자산보다 2배 이상 많아

부의 불평등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이 보유한 자산은 세계 인구 60%에 해당하는 46억 명의 자산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발간하고 각국 정부에 불평등을 해소할 정책 도입을 촉구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옥스팜은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에 맞춰 부의 불평등 보고서를 공개한다. 이번 보고서 역시 다보스포럼 개최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옥스팜은 이번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가 부유한 개인과 사업체에 물리는 세금이 너무 적고, 공공 서비스에 대한 지원은 너무 부족하다고 짚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도 최고경영자(CEO)는 "망가진 경제가 일반 서민을 대가로 억만장자와 대기업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억만장자가 존재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의 재산은 8조7000억 달러로, 세계 인구 46억 명이 소유한 부 8조2000억 달러를 능가했다. 또 가장 부유한 1%는 세계 인구 전체가 보유한 자산보다 2배 많은 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려있다는 의미다. 

억만장자 수는 2008년 1125명에서 2019년 2153명으로 47%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유산 상속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 보고서에선 성별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도 지적됐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50% 이상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경우 무급의 돌봄·가사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제적 기회도 훨씬 적게 누리고 있었다. 

옥스팜은 세계은행 연구를 인용해 부의 불평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경제 성장보다 극빈층을 줄이는 데 더 많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부유한 1%의 재산에 향후 10년간 0.5%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면 교육, 건강, 노인 돌봄 등의 분야에서 1억1700만개의 새로운 돌봄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