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사장단에 “듣기 좋은 이야기 못하겠다…”며 꺼낸 말

2020-01-16 10:25
"과거의 롯데는 모두 버리고 생존 위해 게임 체인저 되자"

'젠틀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전날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 옛 사장단회의)에서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 왔지만, 오늘날도 그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신 회장은 특히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실적 부진과 다른 부문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면서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무려 22개 계열사 CEO를 물갈이 하며, '세대 교체'를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모인 사장단들에게 철저한 반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 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 회장은 지난 연말 인사, 올해 신년사에 이날도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려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 심각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분석해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을 빠르게 재검토하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 VCM을 열고 있다. 이번 상반기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BU·지주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올해 경제전망과 지난해 그룹사 성과, 중기 계획 등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