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 北에 안보위험 아니다"…발언 직후 대북제재 단행

2020-01-15 10:23
美 재무부, 北근로자 송출업체 '철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안보위험이 아니"라고 언급한 바로 직후, 미국 재무부가 14일 대북 제재수위를 더 높이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 2375호 및 2397호 위반을 이유로 북한 평양 소재 '조선남강무역회사'와 중국 베이징 소재 '북경숙박소' 등 2곳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OFAC에 따르면 남강무역은 2018년 러시아·나이지리아 및 중동 지역 국가 등에 대한 북한 근로자 파견사업 전반을 담당했고, 북경숙박소는 중국을 거쳐 해외로 파견되거나 귀국하는 북한 근로자들에 숙소를 제공하고 이들의 송금 관련 업무 등을 도왔다.

미 재무부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개인이나 기업·단체 등은 미국 내 소유 자산이 모두 동결되고 미국 시민과의 거래가 금지되고, 이들 제재대상과 거래한 국가·기업 등 역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시화되기 전까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조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직후 나오면서 미국의 의도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국무부가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올해 북한과 관계 개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김 위원장이 18개월 전인 2018년 6월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북한에 가장 큰 이득이라는 점을 확신시키는 점에 대해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일본 외교 장관과 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좀 느려졌다. 두 걸음 전진하고 한두 걸음 후퇴했다"며 "나는 북한이 세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을 위해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여전히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북한이 가진 무기 시스템은 실질적 위험이 된다. 미국은 북한에 안보 위험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그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올바른 합의를 하고 경로를 올바르게 취하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할 수 있다면, 우리는 김 위원장에게 그들의 거대한 보호벽으로서 핵무기를 없애는 것, 또 핵무기 없이도 그들이 가질 수 있는 더 밝고 훨씬 더 안전한 상태가 있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핵 문제는) 아주 오랫동안 도전과제였다"며 "우리가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북한에 부과한 제재는 분명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위해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데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며 이 제재가 미국이 아닌 유엔과 국제적 제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성공적인 2020년을 갖길 희망한다"며 "이는 미국을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이는 또한 그 지역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맞아 친서를 보내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협상 재개 희망을 피력한 것과 맞물려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무력으로 제거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안보위험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시 제재 완화는 물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도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