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방학 맞은 아이와 떠난 춘천 ‘낭만’ 여행

2020-01-14 07:29
애니메이션 박물관서 만화 감상하는 낭만에 푹~
벽화 예쁘기로 소문난 효자마을 낭만골목 걷기
춘천낭만시장서 맛보는 주전부리까지 ‘1석3조’ 여행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여행이 정답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 아이가 있다면 강원도 춘천으로 가자. 아이에게는 동화적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안기는 ‘특별한 박물관’이 있다.
 

소리와 제작도구를 체험하고 있는 가족.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애니메이션 역사 경험하고 더빙도 해보고··· 애니메이션 박물관

춘천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애니메이션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촬영용 카메라와 영사기 등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이곳은 2003년 10월 개관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다가 전시품을 대폭 보강해 2018년 9월 다시 열었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는 박물관 포스터 문구처럼 애니메이션 관련 체험 시설이 곳곳에 있고, 환한 표정으로 분주히 돌아다니는 어린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

1층 전시물은 주로 애니메이션 역사를 보여준다. 1892년 프랑스 아티스트 에밀 레이노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셀·컬러·장편 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 역사 흐름이 흥미롭게 전시된다.

한승태 ​애니메이션박물관 본부장은 “1층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2층에 있는 애니메이션 미로 속에서 자신의 길을 탐색한 뒤 체험 공간에서 애니메이터가 돼 집으로 돌아간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이어지는 공간은 1970년대 만화방 문화를 재현한 ‘추억의 만화 가게’다. 추억을 방울방울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만화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이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이곳은 사실 어른들이 더 선호하는 공간이다. 

‘로보트 태권V’는 어른과 아이를 같은 마음으로 만든다. 아빠와 아들이 나란히 서서 로보트 태권V에 숨은 10가지 기술에 푹 빠진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1800년대 환등기와 1960년대 가스 영사기, 국내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시나리오 등 귀한 전시물도 많다.

1층을 둘러본 뒤에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있는 ‘상상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은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세계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전시한 세계관이 미로처럼 구성돼 있다.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2층 체험 공간이다. 사운드를 만들어 보는 폴리 아티스트 체험과 애니메이션 기법을 몸으로 경험하는 핀 스크린 체험이 인기다.

‘달려라 하니’ 애니메이션 목소리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더빙 체험에 도전해 보자. 네 사람 목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하면 더 즐겁다.
 

자연과 예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상원미술관.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로봇댄스 보고 낭만여행 즐기고··· 겨울방학에 즐길 춘천 여행 스폿

애니메이션박물관 바로 옆 토이로봇관도 볼거리다. 로봇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곳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로봇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입구에 있는 마리오네트로봇 공연단부터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거미로봇, 소형 자동차로봇을 조종해 미로를 탈출하는 미로경주로봇까지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이어진다. ‘로봇은 상상력이다’라고 쓰인 로봇전시관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로봇 기술이 현실에 적용된 사례를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한다.

로봇 모형을 향해 에어 볼을 쏘는 놀이와 공기를 주입하면 일어나는 에어로봇, 시뮬레이션 후 직접 드론을 조종해보는 공간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 또한 다양하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회 공연하는 로봇 댄스도 흥미롭다. DJ 팜팜과 로봇들이 약 15분 동안 음악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보여준다.

신나는 체험 후 잠시 쉬고 싶을 때는 3층에 있는 카페 ‘갤러리툰’으로 가자. 탁 트인 전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북한강을 바라보며 따스한 커피 한잔 나누는 시간도 특별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은 월요일과 1월 1일이다.

춘천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외에도 ‘낭만 여행’을 연상시키는 여행 스폿이 다양하다. 유난히 이름에 ‘낭만’이 들어간 곳이 많은 덕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그중 하나가 효자마을 낭만골목이다. 벽화가 예쁜 이곳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반짝인다. 효를 주제로 한 벽화가 이어지고, 집마다 개성 넘치는 고양이 그림도 재밌다. 구름빵 그림을 비롯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벽화가 많아 아이와 함께 구경하기 좋다.

돌아다니다가 허기가 느껴지면 춘천낭만시장으로 가면 된다. 이곳은 춘천중앙시장을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 춘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는 저렴하고 먹음직스러운 시장표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다. 시장 구석구석에 있는 벽화는 덤이다. 개성 넘치는 그림들은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서서 바라보게 만든다.

고즈넉한 멋을 느끼고 싶다면 화악산 아래 있는 이상원미술관도 제격이다. 춘천 출신 이상원 화백 작품을 전시한 곳으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 인상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매달 이달의 가볼만한 곳을 선정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월에는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전국 박물관을 소개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 1층 전시관에 있는 로보트 태권브이[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애니메이션 박물관 2층에 마련된 더빙체험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효자마을 낭만골목 전경. 벽화가 예쁜 곳으로 입소문 났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춘천 대표 전통시장인 낭만시장.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토이 로봇관에서 진행되는 마리오네트 로봇공연.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