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퀴비, 모바일 스트리밍으로 OTT 혁신한다

2020-01-09 14:32
댄 브라운 '다빈치코드'서 영감… 밀레니얼 세대 겨냥
가로세로 방향 다른 영상 제공하는 '턴스타일' 공개

드림웍스의 전 창립자 제프리 캐천버그와 실리콘밸리에서 이베이 신화를 쓴 맥 휘트먼의 공동 창업으로 화제를 모은 '퀴비(Quibi)'가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모바일의 특징을 활용한 스트리밍 플랫폼 혁신을 선언했다.

제프리 캐천버그 퀴비 창업자는 8일(현지시간) 파크MGM에서 열린 'CES 2020' 기조연설에서 "모바일의 등장은 제작자들의 창조력을 폭발시켜 짧은 시간을 이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퀴비'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퀴비는 '퀵 바이트(Quick Bite)'의 줄임말이다. 이름처럼 퀴비는 한 편당 6~8분 정도의 이야기를 제공한다.

긴 이야기를 짧게 끊어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는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카첸버그 창업자는 "464페이지인 <빈치 코드> 100챕터가 넘게 쪼개져 있다"며 "한 챕터가 4, 5 페이지로 짧게 구성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의 수준은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퀴비 창립자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에서 CES 2020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맥 휘트먼 퀴비 최고경영자(CEO)는 "TV가 처음 나왔을 때 제작자들은 영상의 활용법을 몰라 라디오 스크립트를 TV에서 읽어주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당시의 TV 제작자들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뷰잉 또한 모든 역량을 다 사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퀴비는 터치 스크린, 자이로스포크, 카메라, GPS와 같은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퀴비에서 공개할 신작 공포영화는 오직 밤에만 시청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스마트폰이 GPS로 위치를 감지해 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퀴비는 모바일 기반 플랫폼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턴스타일(Turnstyle)' 기술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세로로 들고 사용하는 데 비해 영화관에서 보는 영상은 가로가 길다. 세로로 제작되는 영상은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턴스타일로 촬영된 영상은 스마트폰을 세로로 들었을 때와 가로로 눕혔을 때 송출되는 영상을 서로 다르게 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상황을 연출할 때 세로 화면에서는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이, 가로 화면에서는 집 안에서 초인종 소리를 듣는 집주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식이다.

퀴비의 주요 타깃은 이동 중에도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다. 때문에 광고주들은 명확한 타깃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그래서 퀴비의 1년치 광고는 모두 완판된 상태다.

퀴비는 끊기지 않는 스트리밍을 위해 구글을 이용한다. 구글의 컴퓨팅 역량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 중에선 T모바일과 협력하기로 했다. 마이크 실버트 티모바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T모바일은 6800만 가입자와 수십만명의 세일즈 사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퀴비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상용화된 5G(5세대 이동통신)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의 방식도 바꾸겠다고 했다. 

퀴비는 4월부터 175개의 쇼, 8500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동시에 제공한다. 퀴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를 필두로 할리우드의 쟁쟁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