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이란 보복,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판단은 이르다"

2020-01-08 10:45
이란, 美 이라크 공군기지 폭격...원·달러 환율 10원 이상 급등
홍남기 "금융·외환시장·실물시장 면밀히 모니터링...5개 분야 대책반 구성"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이란의 이라크 미 공군기지 폭격이 환율이나 주식 등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8차 경제활력 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이란 사태로 인한 주식·환율 변동과 자금 유출 등을 금융당국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뿐 아니라 유가와 수출 등 실물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잘 감시해 필요하다면 오는 15일 열 경제활력 대책회의 이전에라도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이날 오전(현지시간) 이란은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앞서 지난 3일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에 대한 이란의 보복 행위다.

이후 국내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10원 이상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9원 오른 1170.3원에 시작했으나, 오전 10시20분 현재 전일 종가보다 11.9원 오른 달러당 1178.4원을 기록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란 사태로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며 "다만, 며칠 새 우리나라 환율과 주식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어 현재 변동성 확대 상황을 단지 오늘 오전 사태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최근 미국-이란 간 갈등 고조로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했다"며 "금융·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수출, 유가, 해외건설, 해운물류 분야까지 관계부처 합동 또는 부처별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우리 경제의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24시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기존에 마련돼있는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8일(현지시간) 이라크 미군기지를 겨냥한 이란 미사일 발사 장면.[사진=연합뉴스]